민주, 다시 '탄핵투쟁 모드'…선거인단 모집 내주 중반으로 연기
촛불집회 대거 결합…秋 "경선준비, 탄핵완수라는 첫번째 임무와 병행"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9일 '탄핵 완수 의원총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신속한 결정과 특검 조사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등 다시 '투쟁 모드'에 돌입했다.
헌재가 결정을 늦추거나 최악의 경우 탄핵안을 기각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주말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등 탄핵 인용을 위해 당력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나 주자들의 캠프 발족식 등도 조금씩 연기되면서 조기대선 준비보다는 탄핵 투쟁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헌재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친다면 비판 여론이 제기되면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당은 전날 '최고위원-탄핵소추위원' 연석회의를 연 것에 이어 이날은 의원총회를 열고서 헌재의 조속한 탄핵안 인용을 촉구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탄핵안 기각을 막기 위한 대책 논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건의를 하면서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전날 야3당 대표 회동에서도 탄핵안 인용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무조건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당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대표는 의총에서 "11일 대보름 촛불집회와 18일 촛불집회에 한 분도 빠짐없이 광장에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대표는 경선 준비에 대해서도 "갑자기 하면 실수가 나올 수 있어서 마냥 준비를 늦출 수는 없다"면서도 "탄핵완수라는 첫 번째 임무와 병행해서, 정무적 판단을 하면서 하겠다"면서 탄핵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에서는 애초 13일부터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하려 했지만, 일단 이를 15일로 유보했다.
당 관계자는 "실무 준비 이유로 시작일이 미뤄진 것이지, 경선 준비를 일부러 늦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추 대표는 "내주 중반 선거인단 모집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것도 토요일 촛불광장과 함께하면서 (살펴보겠다) 반드시 어떤 날을 정해 '시작하자'고 할 것은 아니다"라며 조율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대선주자들 역시 탄핵투쟁에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애초 이번주 내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내주 초 캠프를 발족시킬 예정이었지만 이를 잠시 유보하기로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마포구 노인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탄핵이 국민의 뜻에 따라 신속히 결정되도록 국회가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연일 탄핵 조기인용을 주장하며 "정치권이 다시 광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대선 주자들이 이처럼 '투쟁 모드'로 돌아선 것을 두고 정치권이 지나치게 헌재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 날을 세우는 것이 불안감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YTN 라디오에 나와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일국의 대통령 후보를 자처하시는 분이 인용이 안 되는 것을 가정하고 광화문에 촛불을 더 밝히자고 하시는 말씀은 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 윤 수석대변인은 "지금 헌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 쪽"이라며 "3월 13일을 넘길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자는 태도로 결정을 방해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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