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탄핵심판 결론은 '보안이 생명'…'선고 직전 표결' 전망
미리 찬반 결정문 만들어 표결 후 주문만 작성해 바로 선고
헌재, 2014년 '통진당 사건' 정당해산심판 때 이 방식 사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두고 찬반 공방이 거세지고, 국회 측과 대통령 측의 공정성 시비까지 불붙으면서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론의 보안 유지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헌재 선고는 여러 차례 변론을 한 뒤 재판관들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표결하는 평의를 거친다. 이때 주심 재판관의 검토 내용 발표에 이어 재판관들의 의견 교환을 거쳐 최종 표결하는 평결을 한다. 이후 그 결과를 토대로 결정서 초안을 만들고 검토한 뒤 확정해 선고하게 된다.
문제는 평결이 이뤄지고 난 뒤 '보안 유지'다. 워낙 국가 중대사안인 데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라 결과가 외부 유출되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게 헌재의 고민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탄핵심판 결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선고 직전까지 탄핵 여부에 대한 재판관 표결을 미루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헌재가 선고 당일 최종 재판관회의(평의)를 열어 탄핵 여부를 결정한 뒤 바로 선고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헌법재판은 선고가 예정된 주의 월요일에 최종 평의를 열어 결론을 낸 후 목요일에 선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탄핵심판의 경우는 평의 과정만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의 내용이나 결과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
대통령의 파면 여부라는 중대 사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첨예한 만큼 자칫 심각한 공정성 시비로 번질 수도 있다. 이는 결과에 대한 승복과도 직결돼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헌재는 선고 직전에 최종 평의를 열어 결론 표결을 하고 곧바로 선고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과거 정당해산심판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활용한 바 있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때다.
위헌법률·탄핵·정당해산·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등 5개 유형으로 나뉘는 헌법재판에선 결론 표결 직후 선고하기 때문에 결정문은 여러 경우의 수를 예상해 미리 써놓아야 한다.
다만 탄핵심판의 경우 파면에 대한 찬반 의견만 나뉘므로 찬성과 반대의 두 유형만 써놓으면 된다.
이후 표결로 결론이 나면 주문을 작성하고 결론 쪽 결정문을 헌재의 입장으로, 탈락한 결정문을 소수의견으로 구성해 최종 결정문을 완성한다.
이 경우 기타 의견이 있는 재판관은 미리 작성해놓은 의견문 내용을 최종 결정문에 추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표결만 선고 당일로 미뤄질 뿐 평의 과정에서 각 재판관의 의견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으므로 보안상 취약점이 여전하다는 점은 한계다.
일각에서 거론하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전 표결, 퇴임 후 선고' 선택지도 변수다.
탄핵심판 결정문은 최종 평의에 참석한 재판관을 기준으로 작성하므로,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최종 평의를 하면 퇴임 후에 선고가 내려져도 이 권한대행의 의견은 그대로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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