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 회장 "돈 쓰는 공공부문 일자리, 오래 못가"
"규제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해…경직된 노동법이 일자리 창출 막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9일 정치권 일각에서 청년실업 해법으로 제시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창업 장려에 대해 "제대로 돈을 버는 일자리는 못 만들겠으니 돈을 쓰는 일자리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0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개회사에서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데 돈을 쓰는 일자리가 얼마나 오래 지탱될 수 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며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새로 주력해야 할 산업으로 관광, 의료, 농업을 꼽고 이들 분야의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서 "그 어느 것 하나 규제의 덫에서 자유로운 것이 없는 되는 게 없는 나라이다 보니 안 되는 것이 없는 나라에 뒤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모든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것은 경직된 노동법제"라며 노사 당사자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부여하는 유연한 노동시장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권이 그렇게 해 줄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경총이 정부와 정치권에 투자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기업에도 일자리 창출과 근로시간 단축, 기업문화 개선 등을 당부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유지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인 동시에 내수 진작을 통해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의 길로 여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기성세대는 세계 최장시간 근로를 하면서 그 아들 세대는 취직이 되지 않는 모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매년 조금씩이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만큼의 재원을 청년 고용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우리 사회의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시대 극복을 위해 직원들이 출산휴가,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연차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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