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나는 걷는다' 완결판 출간
베르나르 올리비에 도보여행기 '나는 걷는다 끝.'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실크로드 도보 여행기 '나는 걷는다'로 우리나라 등에 걷기 열풍을 불러오는 데 기여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신작이 새로 나왔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西安)까지 실크로드 1만2천km를 4년 동안 혼자 걸어서 여행한 뒤 '나는 걷는다' 3부작을 펴냈던 작가는 프랑스 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 3천km를 다시 걸은 뒤 실크로드 여행의 완결판인 '나는 걷는다 끝.'을 펴냈다.
1999년 실크로드 도보 여행을 시작할 때 62살이었던 작가는 10여년이 흐른 뒤 2014년 다시 도보 여행을 떠난다.
시작은 사랑하는 여인이 던진 질문이었다. 그의 연인 베네딕트 플라테는 왜 실크로드 여행을 프랑스가 아닌 이스탄불에서 시작했는지를 물었다.
당시 프랑스에서 출발하려면 분쟁 지역인 코소보를 통과해야 했다. 또 실크로드가 '아시아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시작점을 이스탄불로 잡는데 영향을 미쳤다.
연인은 다시 물었다. 19세기 후반 견직 공업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리옹에서 출발해 이스탄불까지 다시 걸으면 실크로드 여행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작가는 이에 이제 75살이 되서 다시 걷기에는 늙은 나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연인의 질문은 그의 가슴을 계속 파고들었다. "왜 안 떠나는가? 영원한 휴식을 취하게 될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데 왜 피곤하다는 핑계를 댄단 말인가."(13쪽)
결국 걷기의 욕망이 그를 다시 사로잡고 다시 떠나기로 결심한다.
새로 시작된 도보 여행에서 이전과 달라진 것은 그의 나이만이 아니었다. 늘 혼자 걷기를 고수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연인과 함께 길을 떠나기로 한다.
이렇게 시작된 여행은 2013년 8∼9월 리옹에서 시작돼 이탈리아 베로나까지, 다시 2014년 7∼10월 베로나에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코소보,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그리스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이어졌다.
여행은 두 사람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여행 전 비(非)결혼 동거부부들을 위한 시민연대계약(PACS)을 맺었던 커플에게 이번 여행은 실크로드 도보 여행의 완성이자 둘의 신혼여행이기도 했다. 베네딕트 플라테도 함께 집필에 참여했다.
효형출판. 이재형 옮김.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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