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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장기이식 中에 면죄부?"…교황청 세미나에 中 참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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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장기이식 中에 면죄부?"…교황청 세미나에 中 참석 논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청이 주최한 장기 매매 반대를 위한 국제 회의에 중국 정부 고위 관리가 초청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황청 과학원은 7일 바티칸에서 열린 반(反) 장기매매 회의에 황제푸(黃潔夫) 중국장기기증이식위원회 주석을 초청했다.

의사 출신의 황 주석은 중국 위생부 부부장(차관)과 중앙보건위원회 부주임을 지내고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후보위원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으로 있는 고위 인사다. 중국 고위당국자 중에서 교황청 주최로 바티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공산정권 수립 이후 60여 년 간 단절된 교황청과 중국의 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인식되는 황 주석의 이번 회의 참석은 그러나 인권 단체와 국제 장기 밀매 감시 기구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반발을 샀다.

이들은 "중국에서 아직 불법 장기 이식과 불법 장기 매매가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청이 중국 정부 고위 관리를 초청한 것은 중국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제 장기 적출에 반대하는 의사회의 토스텐 트레이 박사는 중국이 2015년부터 사형수의 장기 적출 관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며 "투명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주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호주 맥쿼리 대학의 의료윤리 전문가인 웬디 로저스는 "황 주석이 이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교황청 과학원이 강제 장기 적출이 여전히 중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상을 조사하지 못한다면 이는 이런 범죄에 공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10만 명 당 장기 기증자가 0.6명에 불과해 세계에서 장기 기증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꼽힌다.

작년 기준으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합법 장기 이식은 연간 1만 건에 불과한 반면, 각 병원들에서 취합된 자료에 근거할 때 중국에서 매년 이뤄지는 장기 이식 건수는 6만∼10만 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통계의 괴리에 비춰 중국에서 여전히 불법 장기 이식이 만연해 있고, 중국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사형수로부터의 장기 적출도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난이 빗발치자 교황청 과학원의 마르첼로 산체스 소론도 원장은 "이번 행사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중국이 불법 장기 이식을 아직도 행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변화를 위한 조치를 강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제푸 주석은 인권 단체 등의 비난에 대해 "중국 정부는 (불법 장기 이식과 적출에 대해)무관용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13억 인구의 대국이다 보니 일부 위반 사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법 위반 사례는 엄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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