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극우·포퓰리즘 열풍 속 伊극우당 세력 확장 시동
伊북부동맹 내달 11일 남부서 첫 대규모 집회…본격 세몰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반(反)이민과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극우·포퓰리즘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거센 가운데 이탈리아 극우 정당도 세력 확장에 나섰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에 기반을 둔 극우정당 북부동맹(NL)은 다음 달 남부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6일 "내달 11일 나폴리에서 북부동맹의 하부 조직인 '우리는 살비니와 함께'가 주최하는 대형 집회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롬바르디아, 피에몬테, 베네토, 리구리아 주 등 산업이 발달하고, 소득 수준이 높은 북부에 지지 기반이 국한된 이 정당이 로마 이남에서 대규모 군중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창당 이래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반색한 살비니 대표는 작년 말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는 북부를 넘어서 전국 정당으로 뻗어 나갈 때"라며 향후 남부도 공략 대상으로 삼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일자리와 이민, 세금, 연금, 교육, 정의의 문제를 위해 싸우는데 남부냐 북부냐는 상관이 없다"며 필요하다면 정당 이름에서 '북부'라는 지역 한정적인 용어도 뺄 수 있음을 내비쳤다.
살비니 대표는 이탈리아 남부가 최근 몇 년 동안 밀물처럼 밀려든 난민들에 대한 피로감이 어느 곳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이민, 유럽연합(EU) 탈퇴 등 이탈리아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호소에 호응하는 남부 주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살비니 대표는 나폴리 집회를 신호탄으로 4월에는 밀라노에서 전국적 규모의 반이민 집회를 이어가는 등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지지율 13%를 넘나들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2선 후퇴 이후 지리멸렬한 이탈리아 우파 세력 가운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부동맹은 집권 민주당과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에 이어 이탈리아 정당 가운데 지지율 3위로 올라섰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는 지지율에 있어 북부동맹에 근소한 차이로 뒤쳐져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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