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수배 '48건' 강남 유학원장, 해외도피 3년 만에 검거
필리핀·몰타 등 유학생 3천만원 피해…사기 피해자도 100명 넘어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다가 3천만원가량의 학비를 떼먹고 잠적한 30대가 3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에게는 무려 48건의 지명수배가 걸렸는데, 호주와 필리핀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하며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013년 3월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던 이모(37)씨는 유학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이듬해 1월 호주로 도피했다.
이씨의 소개로 필리핀과 몰타 등에 어학연수를 떠난 대학생 5명은 이씨의 갑작스러운 잠적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어학연수 기관에 학비가 입금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피해자들은 강제 출국 조치까지 당했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약 3천만원에 달한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피해자들이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나, 해외를 돌며 이씨가 귀국하지 않아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그 사이 이씨는 인터넷 물품 사기 등을 저질러 무려 48건이나 지명수배가 걸렸다. 체포영장도 발부됐다.
특히 안양만안경찰서에서는 이씨가 연루된 사기 사건으로 접수된 피해자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던 중 이씨가 직접 일산동부경찰서에 연락,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경찰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A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과거 다른 유학원에서 4년쯤 일한 뒤 본인의 유학원을 열었다가 과도한 홍보비용으로 적자가 계속되면서 사업에 실패,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산동부서는 여러 정황상 유학원 사건은 이씨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일단 석방 조치했다.
다만 다른 사기 사건들은 혐의가 뚜렷한 만큼 안양만안서에서 이씨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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