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금(金) '순수출국'…4년 만에 흑자 봤다
금값 상승에 작년에 수출 25%↑…2억6천500만 달러 흑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금값 상승의 영향으로 한국의 금 상품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 국제수지를 보면 작년에 비(非)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2억6천500만(약 3천75억원)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비화폐용 금은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확보한 물량(104.4t)을 제외하고 반도체 등 산업에 쓰이는 금과 투자용 금괴 등 민간에서 유통되는 금을 말한다.
금 수지가 흑자를 내기는 2012년(15억8천790만 달러) 이후 4년 만이다.
금 수지는 2013년 3천9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규모가 2014년 2억1천320만 달러, 2015년 2억7천600만 달러로 커진 바 있다.
지난해 금 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수출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금 수출액은 11억5천150만 달러로 2015년(9억1천810만 달러)에 비해 25.4% 늘었다.
반면 금 수입액은 8억8천650만 달러로 2015년에 비해 25.8% 줄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금은 적지만 작년에는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순수출국'인 셈이다.
금을 수입한 뒤 가공해 다시 외국에 팔고 있고 장롱 속에 잠자던 민간의 금이 수출로 연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은 금값 변화와 관련이 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2012년에는 수출이 껑충 뛰면서 금 수지가 5년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2011년에는 수출액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66억9천200만 달러) 이후 최대인 30억7천29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는 금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작년에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값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데이터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상품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151.7달러로 마감해 1년 사이 8.5% 올랐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작년 7월에는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온스당 1,364.9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급값이 오르자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 금을 팔아 수익을 내려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이런 흐름이 지속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새해 들어 달러화 약세의 영향으로 금값이 한 달 만에 4% 이상 뛰었지만, 앞으로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등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금값이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금은 달러를 대신할 수 있는 자산으로 꼽히고 이로 인해 달러 가치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작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국제금융시장에서 금값이 급락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금 수출액도 작년 10월 1억420만 달러에서 11월 6천180만 달러, 12월 4천66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크게 줄었다.
<표> 비화폐용 금 상품수지 (단위 : 1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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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금 수지│ 금 수출 │ 금 수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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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416.7│ 2,944.6 │ 3,361.3 │
├───┼───────────┼──────────┼──────────┤
│ 2005 │-541.3│ 216.1│ 757.4│
├───┼───────────┼──────────┼──────────┤
│ 2006 │ 35.1 │ 777.2│ 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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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602.8│ 624.5│ 1,227.3 │
├───┼───────────┼──────────┼──────────┤
│ 2008 │ 31.6 │ 1,216.9 │ 1,185.3 │
├───┼───────────┼──────────┼──────────┤
│ 2009 │ 1,677.5│ 2,756.8 │ 1,079.3 │
├───┼───────────┼──────────┼──────────┤
│ 2010 │ 1,403.4│ 2,910.9 │ 1,507.5 │
├───┼───────────┼──────────┼──────────┤
│ 2011 │ 1,497.9│ 3,072.9 │ 1,575.0 │
├───┼───────────┼──────────┼──────────┤
│ 2012 │ 1,587.9│ 3,016.4 │ 1,428.5 │
├───┼───────────┼──────────┼──────────┤
│ 2013 │-30.9 │ 1,286.7 │ 1,317.6 │
├───┼───────────┼──────────┼──────────┤
│ 2014 │-213.2│ 1,051.3 │ 1,264.5 │
├───┼───────────┼──────────┼──────────┤
│ 2015 │-276.0│ 918.1│ 1,194.1 │
├───┼───────────┼──────────┼──────────┤
│ 2016 │265.0 │ 1,151.5 │ 8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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