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대표 "트럼프 '시리아 안전지대' 구상, 시간낭비"
"평화협상에 집중해야"…"'반이민' 행정명령, 난민 국제규범 위협"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유엔 난민기구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안전지대' 구상을 '시간낭비'라고 비난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는 3일 시리아 출장 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되지 않을 안전지대 계획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내 테러와 분열, 전쟁 당사자들 때문에 안전지대 운영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시리아에 안전지대를 반드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걸프국 정상들과 통화에서 협력하겠다는 답변도 받아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와 주변 지역에 안전지대를 구축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시리아 안전지대 구상은 시리아난민 유입을 차단하는 대책, 즉 반(反)이민 정책의 일부다.
그간 유엔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기조에 직접적인 비판 언급을 회피했으나 이날 그란디 대표는 이례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란디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국제사회의 난민보호규범을 흔드는 위험한 조처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전지대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안전하지 않을 것이기에 설치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리아) 어디든 안전해지도록 평화협상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터키는 이달 하순 열리는 제네바 평화회담을 앞두고 시리아반군 측 대표들을 앙카라에서 만나 의제를 조율했다.
평화회담에 참여한 반군은 대체로 터키로부터 지원을 받는 조직들이다.
반군 측은 개헌, 자치지역 설치, 연방체제 등에 반대했으며, 제네바 회담 의제로도 거부했다고 터키는 전했다.
최근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정부가 반군에 쿠르드 자치지역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새 헌법 초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외교부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이달 2일과 3일 반군으로부터 포격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번 공격이 평화협상을 흔드는 시도라며 시리아반군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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