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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토장으로 변한 EU 정상회의…"유럽 운명은 유럽손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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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토장으로 변한 EU 정상회의…"유럽 운명은 유럽손에"(종합2보)

올랑드 "트럼프 EU압박 받아들일 수 없다"…메이 "미국과 가교역할" 무시당해



(베를린·런던·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황정우 특파원 김경윤 기자 = 유럽 정상들이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지중해 몰타에 도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현지 취재진에게 유럽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던지며 유럽연합(EU)의 중심 잡기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운명은 유럽의 손에 있다"고 말했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가 세계에서 우리 역할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더 분명해질수록 우리의 대서양 관계들을 주의해서 더 잘 다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dpa 통신은 이 언급을 두고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대한 답변으로써 세계에서 유럽의 역할에 관한 명료한 규정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16일 자신의 개방적 난민정책을 비판하고 EU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전망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무용하다고까지 밝힌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놓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임 도전을 포기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가하는 압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수많은 발언을 통해서 유럽이 어떠해야 하는지 또는 어떠해선 안 되는지에 관한 압력이 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폴란드와 헝가리 총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묻자 유럽과 함께 정의되지 않는다면 트럼프와 함께하는 미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성패가 달린 것은 EU의 운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국가는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미국과의 양자 관계보다는 EU와 관계에 있다"며 EU 단합을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케른 오스트리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을 직접 겨냥했다.

케른 총리는 "7개 이슬람권 국가를 상대로 한 입국 금지는 매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만큼 난민 물결에 책임을 공유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미국이 그 책임을 피하려고 원하는 것을 국제 사회는 받아들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자이에르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도 "요즘 일어난 일들은 내가 지키고자 싸웠던 가치들이 정말로 아니다"고 반(反) 트럼프 발언을 내놨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교가 되겠다"고 밝혔지만, EU 정상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2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하지만 EU 정상들은 메이 총리의 '가교' 제안을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BBC 방송에 "미국과는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면 되니 우리에게 가교가 필요할 것 같진 않다"고도 꼬집었다.

메르켈 총리는 메이 총리와 양자 회담을 잡았지만, 회담은 직전에 취소됐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두 정상이 전체 회동 사이에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공식 회담은 불필요했다고 해명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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