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미군기지 반대 운동가 모략 日방송에 비난쇄도
출연자 "친북파 한국인이 반대운동 조정" 발언…사회자 소속 신문사 '사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한 민영방송이 오키나와(沖繩)에서 미군기지 반대 활동을 벌이는 재일교포 3세 활동가를 지칭해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을 방송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MX테레비는 지난달 2일 방송된 '뉴스 여자'에서 오키나와의 미군 헬리콥터 이착륙 시설 건설 반대 시위 문제를 다루며 출연자들이 집회 참가자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하고 '반대파는 일당을 받고 있다'는 자막이 흐르는 등 비방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특히 반대운동을 펼치는 재일동포 3세 신숙옥(辛淑玉·58·여)에 대해서는 "친북파 한국인이 반대 운동을 조정하고 있다"고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하기도 했다. 다.
"한국인도 있고, 중국인도 있고, 왜 이런 놈들이 반대운동을 하고 있느냐고 지역 사람들은 노발대발"이라는 중상모략도 나왔다.
방송 내용이 알려지자 해당 프로그램과 방송국에 대해 오키나와 주민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신씨는 자신의 명예가 침해당했다며 해당 방송을 방송윤리·프로그램 향상기구(BPO)에 신고했다.
도쿄MX테레비는 논란이 되자 지난달 16일 "토론의 일환으로 방송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아직까지 사과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대신 논란이 커지자 자사 논설 부주간이 프로그램 사회를 맡은 도쿄신문이 사과를 했다.
이 신문은 2일자 지면에 논설주간 명의의 기사를 통해 "타 미디어가 일으킨 일이긴 하지만 책임과 반성을 깊이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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