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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의 위기'…충치예방 기능원료 자격 박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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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의 위기'…충치예방 기능원료 자격 박탈되나

식약처, 재평가해 과학적 근거 희박하면 기능제한·퇴출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충치 예방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 자일리톨의 지위가 밑바닥부터 흔들릴 처지에 몰렸다.

식품당국이 자일리톨이 과연 충치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지 철저히 재검증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의 자일리톨에 대한 재평가를 내년에 본격 진행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식약처는 새로 나온 국내외 연구논문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재평가를 실시,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드러나면 기능을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아예 퇴출할 방침이다.

자일리톨은 식약처가 직접 그 기능성을 인정해 고시한 '고시형 원료'가 아니다. 제조업체가 개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해달라고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승인해준 이른바 '개별인정형 원료'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4년 7월에 자일리톨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해주면서 '충치 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줌' 등의 표시를 하거나 광고할 수 있게 했다. 식약처는 그간 인정한 199종의 개별인정형 원료 가운데 '질병(충치) 발생 위험 감소기능'을 부여한 것은 자일리톨이 유일하다.

게다가 2008년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일반식품인 자일리톨껌에 대해서도 식품의 표시광고 허용 범위를 벗어나 '충치 예방'이란 표현을 쓸 수 있게 했다. 사실상 허위표시, 과대광고를 할 수 있게 길을 터준 셈이다.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를 두고서는 국제적으로 논란이 분분하다.

세계치과연합(FDI)의 국제치과저널에 2012년 8월 실린 연구보고서는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며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치과협회도 협회지(JADA)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서 무작위 대조연구를 통해 33개월 동안 69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자일리톨의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자일리톨을 매일 복용해도 충치 발생을 막는데 통계적으로,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자일리톨이 충치 예방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건강기능식품 안전 및 품질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에서 이런 국제연구결과를 근거로 식약처에 자일리톨에 대한 재평가에 나서도록 주문했다.

나아가 제조업체들이 일반식품인 자일리톨 함유 껌을 만들어 팔면서 '충치 예방'이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식약처가 조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식품제조업체들이 새로 제조하는 자일리톨껌부터는 충치 예방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sh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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