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모셔라…작년 면세점이 여행사에 준 수수료 9천672억원
22개 면세사업자가 여행사 등에 지급한 송객 수수료, 3년 만에 3배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여행사 관광객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며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개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9천6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8% 증가했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한 관광객에게서 생긴 매출액의 일부를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통상 시내면세점들이 고객을 유치하고자 이 같은 방식을 쓴다.
송객수수료는 2013년 2천966억원에서 2014년 5천486억원, 2015년 5천630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2013년의 3.3배에 달했다.
송객수수료 증가세는 시내면세점 매출액이 늘고 여행사 등을 통해 한국을 찾는 단체관광객의 시내면세점 방문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해 시내면세점의 매출액은 8조8천7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5%, 그중 단체관광객 매출액은 4조7천148억원으로 62.5%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송객수수료가 시내면세점이나 단체관광객 매출보다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과 견줘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액은 2.2배, 단체관광객 매출액은 2.6배 늘어 송객수수료 증가 폭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시내면세점 매출액 대비 송객수수료는 2013년 7.3%에서 지난해 10.9%로, 단체관광객 매출 대비로는 16.1%에서 20.5%로 각각 상승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송객수수료율은 사업자별로 3.3%에서 34.2%로 다양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6.1%로 대기업(20.1%)보다 6%포인트 높았다.
서울지역 신규 면세점의 평균 수수료율 역시 기존 면세점(19.5%)보다 높은 26.6%였다.
관세청은 송객수수료는 면세점뿐 아니라 백화점, 호텔, 식당 등 관광업계 전반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주변국과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은 면세점 쇼핑 위주의 저가관광 상품을 양산해 결국 관광산업 자체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재정상황이 열악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영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지급 규모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업계의 자발적인 송객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며 "면세점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내면세점의 송객수수료율도 주기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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