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3.06

  • 17.30
  • 0.69%
코스닥

692.00

  • 1.15
  • 0.17%
1/3

"호갱 되고 싶진 않거든요"…다이소·노브랜드·중고쇼핑 '대박'(종합)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호갱 되고 싶진 않거든요"…다이소·노브랜드·중고쇼핑 '대박'(종합)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수년째 이어지는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백화점, 마트 등 전통적 유통채널은 매출이 뒷걸음질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지만, 이른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유통업체들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수천 원의 득템(좋은 물건을 싸게 구매)'이 가능한 다이소, 거품을 뺀 이마트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 온라인 중고쇼핑몰, 편의점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다이소 매출 3년새 76%↑, 이마트 노브랜드 1년새 매출 2천억 육박

일본의 '100엔 숍'이 뿌리인 한국 다이소는 대표적 저가 쇼핑 채널이다.

다이소아성산업(한국 다이소 운영사)에 따르면 현재 다이소 매장 내 거의 모든 제품은 5천 원 이하 품목들이고, 2천 원 이하 제품의 비중도 70~80%(품목 수 기준)에 이른다.

이런 한국 다이소의 매출은 지난해 1조5천6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5년(1조2천억 원)보다 30% 늘어난 것이다.2013년(8천850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3년 사이 76.3%나 매출이 급증했다.

실적 호황과 함께 국내 다이소의 점포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850개 정도였던 다이소 점포 수는 2015년 1천 개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1천150개에 이르렀다.

다이소 관계자는 "사내 품질 관리팀을 따로 두고 제품 수준을 엄격하게 유지해 '가성비'가 뛰어난 데다, 최근에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개발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도 가성비를 앞세운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다.

2015년 4월 뚜껑 없는 변기 시트, 와이퍼, 건전지 등 9개 품목으로 출발한 '노브랜드' 제품 매출은 2015년 한해 234억 원에 달했다.

1년 뒤인 2016년 이마트의 노브랜드 품목은 1천개, 매출은 8배가 넘는 1천900억 원으로 뛰어 불황 속 이마트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팀장은 "노브랜드는 소비자 입장의 가치에 집중해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가격 거품을 뺀 상품"이라며 "가성비를 중요하게 따지고, 수많은 유통채널 속에서 '호갱(어수룩하게 이용당하는 손님)'이 되기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노브랜드 물티슈의 경우 티슈의 두께를 줄이고, 플라스틱 덮개 등을 제거해 '100장에 800원'까지 가격을 낮췄고, 노브랜드 감자 칩은 유명 감자 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890원)에 맛까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 편의점, 중고 쇼핑몰 매출도 20~50% '껑충'

가성비 경쟁을 말하자면, '선구자'격인 편의점도 빼놓을 수가 없다.

다양한 메뉴의 3천~4천 원대 도시락, 1천 원대 원두커피 등의 자체상품(PB)으로, 지갑이 가벼워진 직장인과 학생, 1인 가구의 심리·육체적 '허기'와 '갈증'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편의점 실적도 같은 오프라인 중심 백화점, 마트 등에 비해 월등하다.

예를 들어 업계 1위 씨유(CU)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6.8%나 늘었다. 2015년의 28.7%(전년 대비 증가율)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백화점, 마트의 성장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반면 이처럼 편의점만 독주하면서,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 가운데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4년 13.4%에서 작년에는 16.5%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백화점(27.8%→23.8%)과 마트(25.2%→22.9%)는 오히려 2~4%포인트(P) 줄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고, 스크래치(흠집), 리퍼브(보수를 거친 전시·반품 제품) 상품을 거래하는 11번가 '중고 스트리트'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보다 무려 53%나 늘었다.

중고 스트리트의 최근 연도별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 2012년 55% ▲ 2013년 68% ▲ 2014년 50% ▲ 2015년 49% ▲ 2016년 53% 등으로, 해마다 매출이 50~70%씩 뛰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은 컴퓨터와 노트북이지만, 최근에는 가방·지갑·시계·보석류 등 수 백만 원에 이르는 명품류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는 게 11번가 측의 설명이다.

SK플래닛(11번가 운영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40대 이후 연령대가 주로 중고 사이트를 이용했으나, 장기 불황 속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들이 갈수록 중고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고 스트리트에서는 지난해 30대 소비자의 구매액이 75%나 급증하면서 처음 30대의 매출 비중(45%)이 40대(33%)를 넘어섰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