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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난 타이거 키즈"…5세 때 우즈 경기보고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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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난 타이거 키즈"…5세 때 우즈 경기보고 매료

일본 투어 안주 대신 PGA투어 도전…세계랭킹 5위까지 올라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3일부터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세계랭킹 5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여느 일본 선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일본 남자 골프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2명이나 이름을 올린 깊은 내공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작 세계 골프의 본바닥인 PGA투어에서는 일본 선수가 따낸 우승 트로피는 최경주(47)의 통산 8승에도 못 미친다.

일본인 첫 명예의 전당 회원 아오키 이사오는 1983년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게 다였다.

명예의 전당 일본인 2호 회원 마사시 '점보' 오자키는 프로 대회에서 무려 110승을 올렸지만, PGA투어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일본 골프의 간판으로 오랫동안 군림한 가타야마 신고나 일본 골프의 최고 인기 스타 이시카와 료 역시 PGA 투어 우승이 없다.

마루야마 시게키가 올린 3승이 일본 선수 PGA 투어 최다승이다.

이유는 뛰어난 일본 골프 선수는 대개 PGA투어가 아니라 일본프로골프투어를 주 무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아오키는 일본에서만 51승을 쌓았고 가타야마는 30승, 이시카와는 14승을 거둬들였다.

일본에서만 뛰어도 돈과 명성을 누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에 굳이 낯선 미국에 건너갈 동기가 약했다.

하지만 마쓰야마는 달랐다. 마쓰야마는 프로 데뷔는 2013년 일본에서 했지만 일본 투어에서 뛰면서도 PGA투어 진출을 모색했다.

2013년 루키 시즌에 무려 4승을 거둬 일본에서 활동해도 출셋길이 보장된 그였지만 PGA투어에 도전장을 냈다.

초청 선수로 PGA투어 대회에 틈틈이 출전한 그는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으로 PGA투어에 연착륙했다.

마쓰야마는 HSBC챔피언스에서 PGA투어 세 번째 우승을 거둔 뒤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일본 투어에 안주했다면 내 골프 기량은 지금보다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더 넓고 수준 높은 무대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에 진출했고 그 결정은 옳았다"고 덧붙였다.

손쉽게 PGA투어에 입성해 2년 만에 3승을 올리고 세계랭킹 5위까지 끌어 올렸지만, 사실은 미국 무대 적응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전혀 다른 문화와 음식뿐 아니라 일본과 다른 코스와 잔디에 적응해야 했다. 일본투어에서 구사하던 샷과 다른 샷을 익혀야 했다. 영어를 써야 하는 언어 장벽은 아직도 넘지 못해 대회 때마다 통역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마쓰야마는 종종 1년 연상인 이시카와와 비교된다.

이시카와는 일본 투어에 안주했다.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면서 돈방석에 올랐다.

하지만 PGA투어에서는 우승은커녕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적이 없다.

마쓰야마는 일본 안주라는 편한 길 대신 PGA투어 진출이라는 험난한 경로를 택한 이유가 타이거 우즈(미국)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PGA투어닷컴과 인터뷰에서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즈가 12타차 완벽한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보고 마스터스 우승의 꿈을 품게 됐다고 털어놨다.

네 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손에 쥔 마쓰야마가 다섯 살 때 일이다.

마쓰야마는 "그때 나는 새로 태어났다. 1997년 마스터스 영상을 수없이 되풀이해서 봤다"면서 "언제나 우즈의 스윙을 보고 따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마쓰야마는 일본판 '타이거 키즈'인 셈이다.

마쓰야마의 목표는 마스터스를 비롯한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아직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일본 선수는 없다.

'전설'의 반열에 오른 오자키나 아오키도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위업은 이루지 못했다.

어떤 일본 선수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마쓰야마는 지금까지 어떤 일본 선수보다 메이저 챔피언에 바짝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하는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대니얼 버거,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욘 람(스페인) 등도 '타이거 키즈'의 일원이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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