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택시기본요금 내렸다지만 "중거리 요금폭탄은 조심"
2㎞ 730엔→1.052㎞ 410엔…최초 1.7㎞까지만 인하 효과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도쿄도내 중심부의 택시 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약 4천210원)으로 40% 이상 내리면서 초단거리 탑승에 따른 요금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요금체계 개편에 따라 6.5㎞를 넘는 거리를 이용하면 종전보다 요금을 더 내야 한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도쿄도내 23개 구(區) 지역과 미타가·무사시노 시 등 도심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30일부터 2㎞에 730엔에서 1.052㎞에 410엔이 됐다. 기본요금 적용거리를 줄이는 동시에 요금도 대폭 내린 것이다.
이번 요금개편은 택시 승객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시이 게이이치 국토교통상은 "단거리일 경우에도 택시를 이용하기 쉬워져 택시 수요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5년도 일본 전국 법인택시의 수송인원은 14억2천200명으로, 10년간 30%정도가 줄었다. 상황은 악화일로다. 차량호출업체인 미국의 우버까지 일본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에 업계와 일본정부가 나서 도쿄도심 택시 기본요금을 대폭 내렸지만, 전체 요금체계에는 '함정'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개편으로 1.7㎞ 이하 이용 때는 요금이 내리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1.7㎞에서 6.5㎞ 사이 요금은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6.5㎞ 이상을 타면 오히려 종전보다 요금부담이 커진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거리 이상의 요금은 오히려 오르게 된 구조다.
이런 현상은 기본요금에 더하는 추가 요금이 지금까지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했기 때문에 빚어지게 된다. 승객들은 1m당 평균단가가 조금 오른 요금을 내는 것이다.
도쿄 택시기본요금 인하는 어쨌든 유연한 택시운임체계 개혁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도쿄 택시회사들과 국토교통성은 승차 전에 운임을 확정하거나 같은 방향 손님 합승도 허용하려고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성은 2017년도에 사전 요금확정이나 합승 문제에 대한 실증실험을 실시한다. 일본 택시업계가 도쿄를 신호로 변화에 돌입했다. 일본의 도시별 택시기본요금은 510~750엔으로 다양하다.
일본 택시 개혁의 열쇠는 어플리케이션(앱)이 쥘 것으로 보인다. 사전 운임 결정의 경우 관련 앱에 목적지를 입력한 단계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정확도가 높은 앱 개발이 제도 성패를 좌우한다.
합승의 경우에도 이동할 때 거리와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앱의 발달이 필수다. 앱을 활용한 운행을 할 경우 택시 이용객들이 안심하고 타게 돼 요금 시비 등이 줄어들게 된다.
일본에서는 회사택시와 개인택시들이 승객 감소로 고전하면서 후쿠오카시 등지에서는 요금인상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일본의 난제 중의 난제인 택시 문제 해법이 본격 모색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도쿄 택시 기본요금이 뉴욕(320m 약 420엔)이나 런던(260m 420엔) 등에 비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외국인이 많이 찾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조정이 이뤄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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