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마크롱 대세론 '꿈틀'…집권당 분열·야당후보 비리설
반사이익 확연…여론조사에서 극우 르펜 이어 피용과 1%p 접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프랑스 대선에서 돌발변수와 함께 39세 무소속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집권 사회당은 좌파 정책을 제시하는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부 장관이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분열에 접어들었다.
FT는 선명한 사회주의자 아몽 전 장관에 반대하는 사회당 중도좌파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친기업, 중도성향을 지닌 마크롱 후보 쪽으로 옮겨간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마크롱 전 장관이 추진한 친기업 개혁안에 반대해온 아몽 전 장관은 기본소득 지급, 로봇세 징수와 같은 파격적 좌파공약을 내걸었다.
프랑스 중부 캉탈이 지역구인 알랭 칼메트 의원은 "올랑드 대통령 집권 당시 던진 내 모든 표를 부정하지 않는 한 아몽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회당 인사이자 일간 르몽드의 주요 주주인 피에르 베르제도 트위터에 아몽 전 장관이 아닌 마크롱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질 사바리 의원이 이끄는 '개혁파' 의원들도 31일 마크롱 후보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23일 열리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아몽 전 장관의 입지가 좁아지는 대신 마크롱 후보 측은 지지율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실시한 대선 1차 투표 선호도 조사에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의 진출이 거의 확실시 되는 가운데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무소속인 마크롱 후보의 경합이 예상됐다.
아직은 르펜 대표와 함께 유력 대선 주자로 손꼽힌 피용 후보의 지지율이 마크롱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피용 후보는 아내를 보좌관으로 거짓 채용해 국민 혈세를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29일 여론조사기관 칸타 소프레스의 1차 대선 예상 득표율 조사에선 피용 후보가 22%로 마크롱 후보보다 겨우 1%포인트 많았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4월 23일 1차 투표가 시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주일 뒤인 5월 7일 1∼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진행해 차기 대통령을 확정한다.
애초 올해 프랑스 대선에서는 르펜, 피용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 뒤 피용 후보가 승리한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다.
르펜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오르더라도 단결된 표심이 결국 극우의 집권을 저지할 것이라는 프랑스의 불문율을 토대로 한 전망이다.
이런 구도에서 집권 사회당의 분열과 공화당 후보 피용 전 총리의 비리의혹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마크롱 전 장관의 기세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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