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화성-달-금성 천체쇼…지구에 '미소'
중국서 관측 기대…문제는 수도권 스모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춘제(春節·설) 연휴 중인 중국에 31일 저녁 달과 화성, 금성이 웃음 띤 모양의 이모티콘(^-^) 쇼를 연출할 예정이어서 중국인들이 기대에 부풀어있다.
이날 오후 7시(중국 현지시간)를 전후해 달의 상단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초승달 모양을 연출하는 것과 동시에 화성과 금성이 나란히 빛나 재미있는 천체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신화통신 등은 날씨가 맑으면 중국 전역에서 '천체 웃음 이모티콘'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도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오후 8시께 이런 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성과 목성이 달과 함께 나타나는 쌍성반월(雙星半月) 현상은 적지 않게 나타나지만 이처럼 음력 4일에 초승달과 금성, 화성이 나란히 걸리는 쌍성반월은 드문 편이다. 앞서 2015년 2월 21일 저녁에 달이 금성, 화성과 함께 나타나는 쌍성반월이 관측된 바 있다.
중국 톈진(天津)시 천문학회 자오즈항(趙之珩) 이사는 "31일 저녁 때가 되면 천구 상공의 남서 방향에 은색의 편월이 조각배처럼 걸리면서 달에서 약간 기울어진 곳에 위치한 두개의 별과 서로 어우러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이아몬드처럼 밝은 별은 금성이고 붉게 빛나는 별은 화성으로 3개 천체가 지구인들에게 미소를 보내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화성이 금성보다 더 어둡기 때문에 '짝눈'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천문가들은 두 손으로 원을 지어 세 별을 그 안에 넣거나, 하늘에 큰 원을 상상하거나, 또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큰 원을 그려두면 재미있는 천체 미소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중앙(CC)TV와 주요 매체들이 이 같은 천체쇼를 예고하면서 중국인들도 이런 기이한 천문 현상을 보기 위해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런 천체 쇼를 관측하는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춘제 연휴를 맞으며 다시 심각해지고 있는 스모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춘제 기간 불꽃놀이 폭죽을 터뜨리는 전통 풍습을 줄이도록 계도에 나섰지만 스모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중에서도 스모그가 심각한 베이징 등 수도권 일원에서는 이런 천체쇼를 관측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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