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추락 막자"…호주 초등 1학년 시험 도입
읽기·산술 평가 실시키로…"시험보다는 투자 필요" 반박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와 산술 평가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연방 교육부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우선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평가를 도입해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라고 호주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교육부는 학생들 성적이 개선될 조짐이 없고 최우수 학생과 다른 학생 간 격차도 커지는 것으로 판단, 일부의 반발에도 평가 도입 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교육 관계자 6명으로 위원회를 구성, 올해 중순까지 평가 시기와 방법, 내용 등 이행 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하도록 했다.
호주 일각에서는 읽기와 산술 평가는 큰 투자 없이 학생들의 성적을 개선할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영국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이먼 버밍엄 연방 교육장관은 이같은 평가가 "필요한 읽기와 산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부모와 교사들이 가능한 한 일찍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간단하고 기초적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나 교원노조 단체는 다른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탄야 플리버섹 부대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더 많은 시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플리버섹 부대표는 이어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려면 1대1 교육 등이 필요하고 이쪽으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의 주요 노조단체인 호주교육노조(AEU) 측은 교육부의 이번 계획이 교육 투자 문제를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평가가 읽기와 산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호주는 15년 동안 내리막길을 치닫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학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의 2015년 성적은 28위로 2011년 18위에서 10계단 하락했으며, 중학교 2학년은 같은 기간 12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이에 호주 언론은 "학생들 학업성적이 가장 우수한 나라와 비교하면 2년가량 뒤떨어졌다"거나 "카자흐스탄에도 뒤지고 있다"며 크게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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