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몰려드는 바르셀로나市 '호텔 신축 금지'
시민들 "바르셀로나는 판매용 아니다" 점령 시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억제해야 한다는 시위를 벌였다.
호텔 신축 등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도시 밖으로 내몰리고, 저임금의 여행업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인구 160만명인 바르셀로나에는 지난 한해 약 3천20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당일치기 여행객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이날 시내 '라 람블라' 거리를 점령하는 시위를 벌였다.
라 람블라 거리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팀이 없는 거리로 시위 참여자들은 바르셀로나가 관광객들을 감당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꼽는 곳이다.
'바르셀로나 이웃' 등 40여개 지역사회 단체들이 기획한 이 '점령' 시위는 '바르셀로나는 판매용이 아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주민들을 도시 밖으로, 저임금의 여행산업 일자리로 내모는 부동산 투기를 막으라고 시당국에 촉구했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주민 연합' 회원인 마르티 쿠소는 "여행업종과 레스토랑이 주는 임금은 바르셀로나에서 최악이다. 평균 임금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시민들의 불만이 거세진 가운데 시당국은 이날 관광을 억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호텔과 여행자용 아파트가 제공할 수 있는 침대 수에 제한을 뒀다. 또 호텔 신축 허가를 일정 기간 중단하고 여행자용 아파트 면허 발급도 중단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숙소가 공급을 앞둔 상황에 비춰보면 오는 2019년은 돼야 이 법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는 관광객들을 악마로 만드는 법으로 이미 약해진 시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항의했지만 법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여행산업은 시 전체 지역총생산(GRDP)의 12%를 차지한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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