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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탓 짐 싸는 학교들…"학습권 최우선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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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탓 짐 싸는 학교들…"학습권 최우선 존중돼야"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교육당국이 인근 공장 때문에 학교 이전을 결정한 사례가 잇따르자 학교 주변 공장 설립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양산 어곡초등학교는 현 위치에서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진 곳으로 오는 9월 이전할 예정이다.

1947년부터 자리한 현 부지를 떠나기로 한 건 학교와 맞붙은 왕복 3∼4차로 너머에 있는 124만3천㎡ 면적의 어곡일반산업단지 때문이다.

2003년 12월 준공된 어곡일반산단에는 현재 타이어 제조공장을 포함, 공장 130여개가 들어서 있다.

공장 가동 이후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매캐한 냄새와 먼지가 많이 난다"는 민원을 줄곧 제기했다.

교육당국은 어곡일반산단이 학생들의 학습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판단, 결국 이전을 결정했다. 이전은 2011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 확정됐다.

이전 부지가 연약 지반이어서 일정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공사는 현재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 예하초교도 주변에 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된 탓에 이전이 결정됐다.

현 학교 부지를 둘러싸고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계획이 2014년 확정됐고, 2020년 이후에는 공장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아직 공장이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산업단지에서 발생할 소음·분진·악취 등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교육당국은 판단했다.

결국 지난달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다른 학교를 통·폐합 한다는 조건으로 이전 승인을 받아 현재는 이전 부지에 세울 학교 시설설계 공모를 하고 있다.






어곡초교와 예하초교가 학교 근처 산업단지 내 공장 때문에 이전이 확정되면서 처음부터 학교 주변에서의 유해시설 설립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학교 주변 산업단지 조성이 현행 법 위반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이뤄졌지만, 결국에는 그 산업단지 때문에 학교가 짐을 쌀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학교보건법은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범위에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정화구역 안에서는 특정 유해시설 건립이 금지된다. 특정 시설에는 대기환경보전법 등에 따른 배출허용기준이나 소음·진동관리법에 의한 규제기준을 초과하는 시설이 포함된다.

즉, 어곡초교처럼 차도 하나만 사이에 둬 실상은 산업단지로부터의 분진 등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더라도 정화구역에만 포함되지 않는다면 공장 설립을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게다가 계획과 달리 실제 공장 운영과정에서 오염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학교 주변 공장 설립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산업단지 조성 허가 등에 앞서 자치단체와 교육당국간 사전 협의도 현행법을 근거로 한 찬·반 의견만 주고 받기보다 산업단지가 학교에 실제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 등에 대해 엄격하게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산의 한 학부모는 "이전이 결정된 어곡초교뿐만 아니라 양산시내 다른 학교들도 산업단지 주변에 위치한 경우가 있는데, 그 학교 아이들은 각종 먼지, 발파에 의한 소음공해 등 끊임없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은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생존권을 확보하는 일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측은 "어곡초 등 사례를 고려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철저히 수렴하고, 주변 시설이 학교에 미치는 영향을 엄격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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