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 트럼프 만나는 英 메이 "英 우선"
FT "트럼프·메이 정상회담 의제는 美英 FTA와 對테러 협력"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할 때 영국 국익을 우선에 놓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의회 총리와의 질의·응답에 출석해 오는 27일 미국 백악관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 무역을 증진하고, 이 나라에 번영과 성장, 일자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영·미 무역협정을 추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의 국익을, 영국의 가치를 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이탈을 선언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양자 무역협정을 통해 '글로벌 영국'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단일시장 이탈로 생기는 경제 고립을 다른 국가들과의 양자 FTA 체결로 극복하겠다는 비전이다.
트럼프도 취임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보호무역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가 다자간 FTA 대신 미국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양자 FTA를 추구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와 메이 모두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작으로 만들고자 이견이 불거질 수 있는 의제들은 피하고 양국 무역과 테러 대처를 주요의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FT는 양국 무역과 테러 대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트럼프-메이 관계의 좋은 출발로 만들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메이와 전화통화에서 과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총리가 누렸던 긴밀한 관계를 고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메이는 트럼프로부터 영국이 EU를 떠나는 시기에 미영 FTA가 체결될 것이라는 약속과 테러 대처에서 서유럽 동맹과 협력하겠다는 다짐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고 영국 관리들이 전했다.
반면 트럼프 측근들은 메이 팀에게 "일주일 안에" FTA를 체결할 수 있고, 미영 FTA를 트럼프가 FTA들을 타결할 수 있고 국제 무역에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당선인 시절 트럼프와 인터뷰한 영국 법무장관 출신의 칼럼니스트마이클 고브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 미영 FTA 서명 준비가 돼 있기를 바란다고 트럼프가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FT는 영국이 수십 년간 미국의 특별히 긴밀한 동맹이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더 신뢰하는 파트너로 여기면서 영국 총리는 그늘에 가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르켈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묶어 "두 사람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보자.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유럽연합(EU)을 "독일의 도구"라고 표현하는 등 메르켈에 대한 불신을 내비쳤다.
한편 외교관들은 트럼프가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 처음 상대하는 이번 정상회담이 외교분야에서 트럼프의 우선순위를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