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진 민주 '2위싸움'…이재명·안희정 정면충돌
"결선티켓 잡아라"…'공짜밥' 논쟁으로 李-安 신경전
'인터넷 전쟁'도 개막…文 대세론 속 李·安도 온라인 여론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25일 '결선 티켓'을 잡기 위한 2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정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1~2위가 결선투표를 벌이게 되는 만큼, 일단 2위를 확보해야 최종결전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당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 시장을 뒤쫓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기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이 시장과 안 지사 측 내부에서는 결선투표에만 진출한다면 자신들이 '비문(비문재인)' 표를 흡수하며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를 누르고 2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양측이 최근 '공짜밥' 논쟁을 벌이며 정면으로 충돌한 것도 이 같은 경선판도와 직결돼있다.
'추격자'의 입장인 안 지사가 한층 더 공격적인 모습이다.
안 지사는 22일 이 시장의 성남시 무상급식 정책 등을 겨냥한 듯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복지에 대한 제 원칙은 명확하다. 복지는 사회적 절대 약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의무"라며 "각 계층에 뭔가를 더 주겠다는 접근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는 이 시장을 역전하기 위한 전략을 묻자 "저는 원칙대로 꾸준히 하는 것이 유일한 전략이다. 안철수 의원은 기성 정치에 대한 혐오감에 기대 무조건 새정치를 말해 새정치를 못 이뤘지만, 저는 진영싸움에 기반을 둬 새정치를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제 도전에 대해 꺾였다는 평가보다는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라고 얘기한다"면서 "제게 기회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안 지사 측 김종민 의원은 26일 이 시장을 겨냥한듯 '시혜적 복지공약과 복지 포퓰리즘'을 주제로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2위를 '수성'하는 입장은 이 시장은 안 지사의 '공짜밥' 비판을 향해 "좀 실망스럽다"며 반발했다.
이 시장은 23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세금은 국민이 낸 것이고, 안보와 같은 필수 영역에 먼저 지출하되 최대한 아껴 국민 삶을 개선하는데 지출하라고 헌법에 써있다"며 "공짜라는 표현은 구태 기득 보수세력이 쓰는 말이다. 신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 시장은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문재인-이재명' 양강 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 시장이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과 함께 '3당 공동정부'를 주장하며 '비문연대'를 구성하면서,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의 대결 구도는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이 시장, 안 지사의 경쟁은 룰 확정을 계기로 온라인 공간에서도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우선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의 경우 인터넷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여론전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번 '결선투표제 도입' 등에서 문 전 대표가 사실상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면서, 1차 투표에서 문 전 대표가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진행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선은 이미 시작됐다"며 "내 손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경선규칙을 설명하면서 "2만5천명이 20명씩만 투표를 시키거나, 5만명이 10명씩 투표를 시키면 이길 수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친구들이 몇표 씩만 투표하게 해도 이긴다"면서 "우리 손가락 혁명 동지(이 시장의 온라인 지지자들 모임)들이 몇 명이냐.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디시인사이트' 사이트에 "저를 많이 응원하신다고 들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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