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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전운 감도는 미·중, 결국 발발로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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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전운 감도는 미·중, 결국 발발로 치닫나

"中, 겉으론 '트럼프=종이호랑이' 치부…속으론 불안"

"자유무역 선봉에 선 중국?…각국, 역할 바뀐 미·중에 충격"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을 하며 보호무역의 깃발을 올림에 따라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과 무역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 고용 창출, 자국 산업 육성, 무역 적자 해소에 방점을 두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위해 중국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다급해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자유무역 전도사로 변신해 세계 무대에서 우군을 모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한판 대결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올해가 장기 집권을 굳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시 주석으로선 미·중 힘겨루기에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중국과 관계에 큰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TP를 철회하기로 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 전쟁에 대비하고 있겠지만 현재 중국은 경기 둔화와 정권 교체 시기에 맞물려 중국 지도부는 안정을 갈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초기에 보이는 신호들은 중국 지도자들의 희망대로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가 과거 미국의 무역 기조를 던져버리고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포함해 중국에 대해 자기 방식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는데 트럼프가 TPP 탈퇴와 중국의 남중국해 점유 불용 입장을 명확히 함에 따라 일부 중국 매체는 이미 전쟁을 의미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 부편집장 출신의 정치평론가 덩위원(鄧聿文)은 "트럼프의 TPP 탈퇴 등은 자신의 말대로 행동한다는 것으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등 트럼프의 다른 경고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제임스 짐머맨 주중 미상공회의소 의장은 "트럼프 무역 전담팀이 미·중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진짜 알고 싶다면 '협상의 기술'은 놔두고 '전쟁의 기술'에 집중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트럼프가 곤란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해 굴복할 종이호랑이로 보고 있으며 트럼프가 재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무역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빌하하리 카우시칸 싱가포르 외무부 자문역은 중국이 겉으로는 미국과 맞서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무역 전쟁에 대해 정말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우시칸 자문역은 "왜냐하면 무역 전쟁으로 양측이 손실을 보겠지만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정치계보다 무역 전쟁으로 떠안는 부담이 커서 중국이 더 많이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NTY는 시진핑 주석의 경우 두 번째 임기를 결정하는 올해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불안을 절대 피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중국 내부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결연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해 시 주석과 기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 헤인리 칭화대 카네기·칭화국제정책소장은 "정권 교체기 속에서 시 주석은 약한 모습을 보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클레어몬트매키나 대학의 민신페이 교수는 "그러나 외부 세계의 압력이 들어올 경우 중국 관리들은 최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경향이 있어 시 주석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발언은 경제 전쟁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FT는 시 주석이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화를 부르짖는 강연을 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고 지도자라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의 과격한 무역 관련 발언을 하면서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우익 강경파들은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수입 통제를 해결책으로 보고 있으며 모든 협상은 미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이득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중국과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FT는 봤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기존의 미국과 중국이 가진 이미지와 전혀 다른 행동을 하면서 '역할 바꾸기'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모습도 두드러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후 보호주의를 강조하며 수십 년 동안 지켜온 미국의 무역 정책을 뒤집은 반면 시진핑 주석은 다보스 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하며 미국이 맡던 세계 리더의 자리를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대통령이 공산당의 선전 선동과 같은 포퓰리즘 발언으로 미국 보호를 외치는 반면 일당 독재 체제인 중국의 시 주석은 세계화의 수호자로 나서면서 세계가 뒤죽박죽됐다"면서 "미·중 지도자들의 발언만 본다면 적어도 이들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무역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 경제로 많은 무역 장벽이 존재해 시 주석의 발언은 수사에 불과하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옥슬레이 전 호주 무역 협상 대표는 "중국은 아직 미흡한데 시 주석이 다보스 포럼에서 자유무역의 깃발을 치켜들어 어안이 벙벙했다"면서 "중국 시장을 이해하는 대부분의 사업가는 중국이 시장 개방을 대표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TTP 철회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탄력을 받게 된 점이 향후 중국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WSJ는 봤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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