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낙점은 최순실 이권 지원용?
崔 포스코 '먹잇감' 삼은 정황…권오준 선임 배경 '의심'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측이 포스코 안팎의 이권에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3년 전 권오준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떠받든 청와대가 권 회장을 포스코 수장으로 낙점하고 이를 빌미로 최씨의 이권챙기기 행보를 적극 지원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 뒤에 숨어 포스코를 사익 추구를 위한 일종의 '먹잇감'으로 삼았다는 점은 이미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단계에서 확인됐다.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K를 매니지먼트사로 하는 펜싱팀 창단,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였던 '포레카' 지분 강탈 사건 등이 최씨의 '작품'이다.
최씨가 청와대를 움직여 민간기업인 포스코 임원 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불거졌다.
여기에 박 대통령과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포스코를 둘러싼 의혹을 뜯어보면 최씨가 사실상의 '총감독'으로서 배후 지휘하고 청와대가 '주연'으로 전면에 등장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권오준 회장이 이러한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권 회장이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여러 압력성 요구에 특별한 거부감을 표출하지 않고 순응하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씨를 적극 지원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연장선에서 권 회장 선임 과정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이 존재한다.
포스코기술연구소장과 포스코 기술부문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4년 1월 순수 기술인 출신으로선 이례적으로 포스코 선장으로 낙점됐다. 업계에서도 의외라는 의견이 많았다.
과거 포스코 회장 선임이 으레 그랬듯 권 회장 인선 과정에도 청와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선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조원동(61)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포스코 내부 관계자에게 "차기 회장은 권오준"이라고 통보했다는 의혹도 있다.
포스코 인선 과정과 이후 최씨의 행보를 보면 권 회장 발탁이 최씨의 이권 추구와 완전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권 회장 취임 직후 단행된 첫 임원 인사에서 최씨의 측근인 김영수(47)씨가 포레카 대표직에 앉은 것도 이런 의심을 부추긴다. 김씨 역시 포레카 지분 강탈 사건에 관여한 혐의(강요미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최씨와 권 회장 사이에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주고받기로 밀약한 정황이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특검 측은 "포스코와 관련해선 사전 정보 수집 단계로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다만 포스코 수사가 일단 시작되면 그 칼날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여부를 정조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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