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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는 영혼의 언어"…르네 위그 '보이는 것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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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는 영혼의 언어"…르네 위그 '보이는 것과의 대화'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프랑스 미술사가이자 미술평론가인 르네 위그(1906~1997)는 미술심리학자라고 자칭할 정도로 예술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했다.

그는 '보이는 것과의 대화'(열화당 펴냄)에서도 회화의 사실성, 조형성과 더불어 '표현성'에 주목했다.

대상을 똑같이 그려내고(사실성), 균형있게 배치하는 것(조형성) 외에 보는 사람의 내면에 불러 일으키는 영혼의 울림이 있어야 미술이 완성된다는 주장이다.

'보이는 것'을 통해 화가가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낸다는 점, 이 과정을 통해 화가와 관객이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회화는 '영혼의 언어'다.

르네 위그는 "자연의 복사에 지나지 않는 작품이라면 그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고 조형적인 실현만을 꾀한 작품이라면 속 빈 외관에 지나지 않는다"라면서 "사실성과 형태(조형성)는 창조적인 영혼과의 연대로써만 정당화된다'고 강조한다.

책은 특정한 채색과 형태, 주제 등을 통해 화가의 내면을 보여주는 '항존 요소' 개념을 소개한다.

괴물과 시뻘건 유혈로 가득 찬 그림을 통해 야만적인 본능을 드러낸 프란시스코 고야를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히에로니무스 보스 등의 내면을 들여다본 작업이 담겼다.

이 책은 19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간됐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가 1970년대부터 국내 출간을 시도했으나, 역자로 정해진 강거배 서강대 불문과 교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중단됐다.

이 대표에게 강 교수를 추천했던 곽광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기웅 사장에게 은퇴하고 시간이 나니 내가 그 번역을 맡겠노라고 나 쪽에서 빚 갚는 심정으로 (번역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곽광수 옮김. 752쪽. 4만8천 원.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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