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사진에 신발 투척은 모욕"…250만원 배상 판결
하이디스 대표 등 노조 상대 '1억 배상' 청구에 일부 책임 인정
노조측 "단순한 퍼포먼스에 너무 과한 판결" 반발, 항소 방침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집회 도중 경영진 사진에 신발을 던진 노조원들에게 법원이 모욕에 의한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수원지법 민사3단독 조성필 판사는 24일 경기도 이천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인 하이디스의 전인수 대표이사 등 경영진 5명이 이상목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 지회장 등 노조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모욕)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하이디스는 지난 2015년 1월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직원 377명 가운데 330여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일부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대부분을 정리해고했다.
당시 배재형 전 노조지회장은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같은 해 5월 강원 설악산의 한 야영장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하이디스 노조 10여명은 배 전 지회장의 자살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자 하이디스의 모기업인 대만 융펑위(永豊餘) 그룹을 상대로 원정 항의시위에 나서 허서우촨(何壽川) 그룹 회장의 자택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윤모씨 등 2명은 전 대표이사 등 경영진 5명의 사진을 걸어놓고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했고 이에 경영진은 모욕을 당했다며 개인당 2천만원씩 모두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윤씨 등과 이 지회장을 상대로 냈다.
조 판사는 이날 집회 당시 현장에 없었던 이 지회장을 제외한 윤씨 등 2명에게 "원고들에게 각 50만원씩 모두 2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이디스 노조는 선고 직후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반발했다.
이 지회장은 "벼랑 끝에 내몰려 생계가 파탄 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소송을 걸고 법원이 받아들였다"며 "물리적 충돌이나 회사 재산에 대한 침해도없었는데 단지 퍼포먼스를 한 것을 두고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너무 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이디스 노조는 판결문 검토가 끝나는 대로 항소할 방침이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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