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은행 임원들, 선거 이후 1억 달러어치 매각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데 따라 미국 대형 금융기관의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거액을 벌었다.
스톡옵션은 경영 실적에 따라 일정 가격에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낮을 때에는 행사할 수 없었지만 '트럼프 랠리'로 주가가 급등한 덕에 경영진에게 '떼돈'을 안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이 작년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1억 달러(1천169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기존 보유하던 주식도 있지만 미국 대선 이후 스톡옵션 행사로 확보한 주식도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고먼은 선거 사흘 뒤에 스톡옵션 행사로 확보한 자사 주식 20만 주를 주당 37.70달러에 매각했다.
이어 11월 말에는 다시 10만 주를 매각했고, 지난 주에는 28만5천 주를 추가로 팔았다.
지난 주에 판 주식을 보면 2013년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당 23달러에 산 뒤 42.30달러에 되팔았다.
고먼은 옵션을 행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빼고 나서 최소 840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고먼은 아직까지 130만 주, 5천6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주식 매각을 통해 돈방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먼은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하는 한 보상 주식의 75%는 소유하도록 하는 규정에 묶여 있어 당장 모든 주식을 처분할 수는 없다.
JP모건 경영진 중 주식거래 신고의무가 있는 임원들도 선거 이후에 2천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고, 골드만삭스 임원들도 2천50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임원들은 트럼프랠리가 없었더라면 종이조각이 됐을 스톡옵션이 기사회생하는 행운까지 안았다.
골드만삭스가 2006년에 부여한 스톡옵션은 주당 가격이 199.84달러에 이르러야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고 선거 이전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만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6명의 골드만삭스 임원은 98만3천 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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