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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론과의 혈투' 예고…취임 첫날부터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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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론과의 혈투' 예고…취임 첫날부터 직격탄

"언론이 고의로 취임식 인파 축소·정보기관과 분열 조장"

언론은 취임사 난타…"거짓주장으로 기자들 탓한다" 맞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언론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언론과의 전쟁'을 예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 일제히 혹평을 가한 데 이어 대통령이 첫 날부터 거짓말로 언론을 공격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그동안 앙금이 쌓인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찾아 직원 400여명 앞에서 연설한 자리에서 언론을 공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신은 CIA를 좋아하는데 언론이 그와 정보기관 사이에 분열을 조장했으며, 취임식 인파가 적었다고 보도한 언론을 "지구에서 가장 부정직한 인간들"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언론과 전쟁을 벌여왔다"며 "언론은 내가 정보기관과 불화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여기 가장 먼저 왔기 때문에 그와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CIA 방문 이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공식 브리핑에서 언론이 대통령 취임식 인파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 보도했다고 비난했다.

취임식에서 볼 수 있는 인파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으며,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인파와 비교한 사진도 고의로 편집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날인 취임 후 첫날을 언론에 대한 격렬한 공격을 개시하고 기자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데 썼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이 보낸 스파이서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여러 잘못된 주장을 내세우면서 기자들을 꾸짖었다고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기자단으로부터 질문도 받지 않았다.

NYT는 "백악관이 국가 통합과 새 대통령의 자신감 구축에 힘써야 할 시기에 신임 대통령과 대변인은 악담과 불평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보인 싸우기 좋아하는 스타일은 백악관에 입성해서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스파이서 대변인의 브리핑 전문을 인용하면서 미심쩍은 문장마다 주석을 달아 발언의 의도와 진위를 해석했다.

브리핑을 시작하면서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 활동에 대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WP는 이를 "내 상사가 시켜서 취임식 인파 규모 문제로 고함을 지르려고 여러분을 모셨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언론이 취임식 인파 사진을 고의로 조작했다는 주장에 WP는 스파이서 대변인이 언급한 사진을 제시하면서 "사진 촬영 각도가 다른 점은 숀이 옳았다"고 비꼬았다.

또 자신의 취임식 날 워싱턴DC 지하철 이용자가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때보다 많았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도 반박했다.

WP는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일 워싱턴DC에서 지하철을 이용한 사람 수를 각각 78만2천 명, 57만1천 명으로 추산했다.

NYT, 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취임사를 두고 사설을 통해 일제히 실망스럽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 언론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취임 연설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되풀이된 분열을 조장하는 어구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취지로 입을 모았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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