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일본…올봄 대학 졸업예정 10명 중 8~9명 벌써 취직
1996년부터 조사해온 '취업 내정률' 올해 85%로 최고기록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올해 봄 일본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8~9명은 이미 취직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공동으로 올해 봄 졸업하는 일본 대학생 중 4천7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조사한 결과 작년 12월 1일 현재 취직이 결정된 학생은 전체의 85%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1996년부터 이 같은 '취업 내정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의 취업 내정률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작년 조사 때와 비교해봐도 4.6%포인트나 높아졌다.
취업 내정률은 도쿄 등 수도권이 포함된 간토(關東) 지역이 88.3%로 가장 높았고 오사카(大阪)·교토(京都)·고베(神戶) 등이 속한 긴키(近畿) 지역이 87.0%, 나고야(名古屋)·시즈오카(靜岡) 등이 포함된 추부(中部) 지역이 82.6% 등으로 높은 편이었다.
일본 대졸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이 높은 것은 저출산·초고령화로 일할 젊은층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기업들이 일손이 부족해 대졸자들을 모셔가려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이 작년 10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천366개 기업 중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곳은 63.2%나 됐다.
후생노동성의 같은 달 조사에서는 유효 구인비율(구직자 1명에 대한 구인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이 1991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인 1.40배로 집계됐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보다 기업들이 구하려는 직원의 수가 40%가량 많은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은퇴 연령을 늦추고 고령자 재취직을 장려하는 한편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적극 일터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또 기업들 사이에서는 퇴근 후 출근까지 일정 시간의 휴무를 보장하는 '근무 간 인터벌(시간 간격)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해 일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본 내 취업 문턱을 낮추는 해외 인력 유인책도 마련 중이다.
후생노동성은 "지금까지 대학 졸업예정자에 대한 채용에 조심스러워하던 기업들이 채용을 재개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 때문에 기업들의 채용의욕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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