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룰 진통'에 설前 후보등록 물건너가나…非文 원심력 강화
김종인 측근 김성수, 손학규 행사서 사회…孫-金 연대 제3지대론 고조
박원순·김부겸 '룰미팅' 불참 공동경선 압박…지도부 존재감도 옅어져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대선 주자 간 이견 속에 좀처럼 경선 룰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가 약속한 설 연휴 전 예비후보 등록도 사실상 어려워지는 듯한 모양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룰 조율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야3당 공동정부·공동경선'을 주장하고 있어, 당내 일각에서는 이들을 중심으로 '당밖 경선' 목소리가 커지며 원심력이 강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 움직임도 계속되는 점도 변수다.
특히 손 전 대표가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을 열고 독자 세력화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행사 진행을 김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성수 의원이 맡기로 하면서 '김종인-손학규' 연대설이 거듭 주목받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직접 김 의원을 만나 부탁했으며, 김 의원 역시 시민들이 주축이 된 단체의 출범식인 만큼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손 전 대표의 '제3지대 독자 세력화' 출발을 알리는 행사를 민주당 의원이 맡는 것이 지도부로서는 반갑지 않으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별도로 김 의원에게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김 의원과 만나서는 "참석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사회를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도 연대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지도부로서는 한층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이지만, 당내 경선 룰 협의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도부로서는 구심력을 강화할 계기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 비문 후보들은 여전히 '공동경선'을 요구하며 룰 협의에 불참하고 있고, 이에 대해 안희정 충남지사는 "정당정치 원리를 간과하는 발상"이라고 반발하면서 논의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자꾸 공동경선을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차분히 논의했으면 한다"며 "김 의원 측과도 공동정부·공동경선 관철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연립정부를 운영하는 외국 사례들 역시 정당정치 원리에서 어긋난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도 "최근 문재인 전 대표까지 공동경선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대권후보 5명 가운데 3명이 사실상 찬성하고 있다면, 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의견충돌이 이어지면서 추미애 대표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설 연휴 전 예비후보 등록절차 마무리'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룰이 확정돼도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를 모두 거쳐야 한다. 그 이후에야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다"며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룰 협상이 끝나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각 주자와 차례로 회동하기는 했지만, 주자들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대표는 회견에서 "당이 책임지고, 당이 보증하는 대선 정책과 공약을 준비하겠다"며 '당 중심 대선'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주자들의 움직임에 가려 당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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