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각양각색…조선왕릉의 문무관료 조각상 변천사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왕릉 석물조각사(Ⅰ)' 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은 조선시대 능묘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모두 42기가 조성됐다.
조선왕릉을 만들 때는 일정한 규칙이 있었는데, 무덤 주변에 양과 호랑이 모양의 석수(石獸, 동물조각)를 배치하고 앞쪽에는 문인과 무인 형태의 석상인 문석인(文石人)과 무석인(武石人)을 세웠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조선왕릉의 문석인과 무석인, 비석을 집중적으로 다룬 512쪽 분량의 책 '조선왕릉 석물조각사(Ⅰ)'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책에는 신라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석인상이 변화한 양상과 조선왕릉 석상의 기원과 재료, 제작 공정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시기별로 크기와 모양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나는 조선왕릉 문석인과 무석인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조선왕릉은 양식에 따라 크게 네 시기로 나뉜다. 문석인은 제1기(14세기말∼15세기중)에 유연한 선과 둥그런 몸체가 특징이었으나, 제2기(15세기말∼16세기말)가 되면 규모가 매우 커지면서 왕방울 같은 눈과 주먹코가 강조됐다.
이어 제3기(17세기초∼18세기초)는 크기가 작아지면서 형태가 도식화됐고, 제4기(18세기중∼20세기초)에는 정교한 인체 표현이 부각됐다.
이에 대해 김이순 홍익대 교수는 "제2기 희릉 문석인의 키가 319㎝인데, 제3기 명릉 문석인은 171㎝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과 왕릉 조성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조선왕릉 무석인의 시원으로 평가되는 신라 원성왕릉 석상에 대한 연구 결과도 실렸다.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서역인 이미지'로 알려진 원성왕릉 석상이 신라와 서역이 교류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불교 사천왕상의 영향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책자를 국공립 도서관과 연구기관에 배포하고, 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조선왕릉의 석수와 무덤 하단부를 두르고 있는 병풍석을 분석한 '조선왕릉 석물조각사(Ⅱ)'를 발간할 예정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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