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국제 정세 충북 수출 '비상…작년 목표 달성 실패
목표보다 10억 달러 적은 160억 달러 그쳐
반도체 선전 속 전년比 5.2% 증가는 긍정적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기업들의 수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충북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수출 실적은 매년 증가하지만 충북도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와 수출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충북 경제 규모를 전국 대비 4%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시종 지사의 공약이다. 이 둘 중 한 축이 휘청거린다면 공약 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 중국의 경제 제재 등 국내외 정세 불안 속에 충북의 올해 수출 목표 달성 역시 불투명하다.
충북도는 수출기업 애로신고센터를 개소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그 성과를 섣불리 자신하지 못한다.
19일 충북도와 청주세관에 따르면 충북 기업들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160억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도 152억1천만 달러에 비해 5.2% 증가했다.
지난해의 수출액이 전년도보다 증가한 곳은 전국 17개 시·도 중 충북과 인천, 세종, 제주뿐이다.
반도체와 전기·전자 제품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내건 충북 기업들이 국제적인 경기 불황에도 나름 선전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충북도가 세운 수출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170억 달러, 올해 185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뒤 2020년까지 연간 수출액 230억 달러를 넘어서겠다는 게 충북도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액은 목표보다 10억 달러 적은 160억400만 달러에 그쳤다. 2015년 수출액도 목표보다 8억 달러 적은 152억1천만 달러에 머물렀다.
충북도는 수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총 25회의 해외무역전시회 개최 및 무역사절단 파견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중동이 대상 지역이다.
기관·단체장이 참여하는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 대응 태스크포스'도 가동 중이다. 국내외 정세를 신속히 파악, 기업 경영 활동과 수출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 제재가 눈에 띄게 강화된다면 대책이 물거품에 그칠 수도 있다.
올해 185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가 연초부터 제기되는 것은 이런 점에서다.
도청 내에서는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속해 상승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충북의 2015년 실질 GRDP는 50조1천억원으로 전국 GRDP의 3.43%를 차지했다. 2012년 3.19%, 2013년 3.34%, 2014년 3.38%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를 4% 경제 도약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투자·고용·수출 확대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지만 불확실한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그 성과를 짐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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