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 개발
서울대병원 "화장품·신약 개발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피부와 거의 유사한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
최태현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사람의 표피(겉 피부)·진피(속 피부)·혈관을 포함한 피부 모델 마이크로칩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름 1㎝ 정도의 크기를 가진 실리콘 위에 인체 세포를 키우는 방식으로 피부 모델 마이크로칩을 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공 피부와 관련된 기존 연구에서는 피부 각 층간 상호작용을 관찰하거나 조절하기 어려웠으나, 이번에 개발된 마이크로칩은 미세한 공정 과정을 거쳐 이런 문제점을 개선했다.
또 세포결합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고 피부 혈관 층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으므로 앞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재 화장품과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많은 동물이 희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동물 존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유럽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화장품 개발에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최태현 교수는 "인간의 장기 기능을 하나의 칩에 넣는 '휴먼 온 어 칩'(human on a chip)은 현재 의학계 연구 동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장품과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독성과 안전성 검사를 위해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피부 모델 마이크로칩은 기존 방식을 대체해 윤리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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