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두테르테 '마약과 전쟁' 지원…필리핀과 화해모드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놓고 대립하던 유럽연합(EU)과 필리핀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18일 필리핀 GMA 뉴스 등에 따르면 EU는 불법 마약 퇴치에 대한 기법을 공유하며 필리핀의 마약중독자 재활 치료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프란츠 예센 주필리핀 EU대사는 필리핀 보건분야 지원액 가운데 일부를 마약중독자 재활치료 비용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불법 마약과 싸우는데 필리핀 정부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마약중독자의 사회복귀 시스템 구축 방안에 관해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조건 없는 마약중독자 재활 프로그램 지원을 환영한다"며 "필리핀과 EU가 교역, 사법, 안보, 경제개발과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 의회는 작년 9월 필리핀 정부에 마약용의자 초법적 처형의 중단을 요구하며 필리핀 주재 EU 대표부와 28개 EU 회원국 대사관에 필리핀 정부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프랑스와 영국 등 EU 국가들이 과거 점령한 나라에서 저지른 인권 침해와 만행을 지적하며 욕설과 함께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 유혈 소탕전을 비판하는 미국, EU, 유엔 등을 향해 원한다면 원조를 중단하라고 맞받았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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