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도 모르게 지급된 위안부 피해 위로금 '논란'
"합의 정당성 인정 받으려고 무리하게 지급" 비판…재단 "종용·회유한 적 없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일본 정부 예산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피해 당사자 모르게 위로금 지급을 강행, 비판이 일고 있다.
18일 이 재단 설립을 허가하고 재단의 구체적 사업 계획을 승인한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복득(99·경남 통영) 할머니를 위한 위로금을 지급했다.
재단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로금은 김 할머니 명의의 계좌로 지급됐다.
문제는 김 할머니는 이런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는 점이다.
김 할머니는 자신의 통장을 가족 중 한 명에게 맡겨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 통장을 관리하는 가족이 입금 전 위로금 수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입금된 위로금을 어떻게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994년 한국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공식 등록한 김 할머니를 도와 온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은 할머니 99세 생신 며칠 전인 최근에야 우연한 계기로 위로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통영거제시민모임이 최근 김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이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재단이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정당성을 인정받으려고 위안부 피해자 측과 무리하게 접촉해 당사자가 아닌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것이란 입장이다.
통영거제시민모임 측은 이날 오전 도의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재단은 이와 관련, "지난 15일 설명자료 외에는 더 드릴 얘기가 없다"고만 답했다.
재단은 앞서 '재단이 위안부 피해자를 상대로 위로금 1억원을 받으라고 회유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재단과 김태현 이사장은 피해자를 상대로 '1억원을 받으라'고 종용, 회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반성의 의미로 전달한 현금에 대해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정중하게 설명하고 수용 의사를 물어 그 결정에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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