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 들인 자원화시설 준공 3년 지나도록 '보수 중'
한국환경공단 발주 울산 음식물자원화시설 설계 부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울산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에서 바이오 가스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설계와 공사 부실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발효 처리하면서 바이오 가스를 추출하고, 이 가스로 보일러를 가동할 수 있는 스팀을 생산해 기업에 파는 '음식물쓰레기자원화 시설'이지만 바이오 가스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으면서 스팀 생산량이 설계기준의 39%에 불과하다.
이 시설은 국비와 시비 230억원을 들여 2014년 1월 28일 준공했으나 정상 가동되지 않아 의무운전 기간 3년 내내 보수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이 시설을 오는 28일 울산시에 이관하려 했으나 여전히 스팀 생산량이 부족해 의무운전 기간을 다시 올해 10월까지로 연장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울산시는 음식물쓰레기에서 바이오 가스를 생산해 스팀을 만드는 국내 기술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의무운전 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한국환경공단이 이 기간 안에 정상 가동하도록 했다.
시설은 당초 울산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33%가량인 1일 100t과 가축분뇨 50t을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음식물쓰레기와 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활동하면서 바이오 가스를 내뿜고, 이 가스로 스팀을 하루 77t 정도 생산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울산시가 이달 초 운영 실태를 점검했더니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은 하루 93t으로 설계기준의 93% 정도이고, 스팀 생산량은 30t으로 설계기준의 39%에 불과했다.
시는 시설이 준공되면 연간 7억원의 스팀 판매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의무운전 기간을 연장한 한국환경공단은 발효조 등 시설 성능을 개선하면 스팀 생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으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아 설계기준의 100%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는 울산시로부터 위탁 수수료로 공사비의 10% 정도인 24억원을 받은 한국환경공단이 설계, 발주하고 공사를 관리감독하는 턴키베이스(일괄수주 계약) 방식으로 준공했다. 시공사는 한라산업개발 등 3곳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전국 5곳의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바이오 가스 생산이 미흡해 시설보완 공사가 이뤄지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말까지 성능이 정상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인수하지 않고, 한국환경공단과 시공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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