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하고 편리하게'…통신 3사, AI 비서 진검승부
SKT 이어 KT도 도전장…LGU+는 하반기 출시 예정
스피커·IPTV 등 형태 달라도 기본 기능은 유사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해 음성 비서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해 출발점은 조금씩 다르게 잡았지만, 일상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지향하는 점은 같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스마트폰과 연동된 스피커, KT[030200]는 IPTV, LG유플러스[032640]는 사물인터넷(IoT)을 인공지능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인공지능 비서의 형태는 서로 달라도 기본 기능은 유사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누구'를 출시하며 국내 인공지능 비서 분야를 둘러싼 이동통신사간 경쟁의 막을 올렸다.
스피커 형태의 '누구'는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본 설정을 하면 음악 재생과 IoT 기기 제어, 날씨 및 일정 안내 등을 제공한다. IPTV(Btv)와도 연결돼 음성으로 TV를 켜고 채널을 바꿀 수 있다.
'누구'는 출시 넉 달 만에 4만대 넘게 팔리며 순항 중이다.
KT는 이날 '기가 지니'를 공개하며 SK텔레콤에 도전장을 냈다.
'기가 지니'는 스피커 형태의 IPTV 셋톱박스에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해 TV 및 음악 감상·일정 관리·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등 각종 기능을 제공한다. 설정과 제어는 IPTV 화면을 통해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2월 IPTV 셋톱박스에 고음질 스피커와 사물인터넷 제어 기능을 더한 '유플러스tv 우퍼'를 선보였다.
하반기 나올 서비스에는 기존에 출시된 기기와 콘텐츠가 융합돼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통신 3사 모두 단순한 가정용 인공지능 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사의 기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AI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게 공통된 목표다.
SK텔레콤은 외부 개발자와 협력해 연계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계열사인 SK주식회사 C&C와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는 IBM의 인공지능 엔진 '왓슨'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에이브릴'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KT도 '기가 지니'를 향후 에너지·자동차·의료·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해 가정생활의 필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및 스타트업과 협력해 다양한 분야와 결합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조직개편에서도 인공지능에 힘을 실어줬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부문 산하에 누구사업본부를 신설했고, KT는 인공지능 전담 조직 'AI 테크센터'를 만들었다. LG유플러스는 AI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해 전문 인력 70여 명을 배치했다.
인공지능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인공시장 규모는 2020년 2조2천억원, 2025년 11조원, 2030년 27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IBM은 2025년 전 세계에서 2천조원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점쳤다.
성장 한계에 다다른 통신사들이 인공지능 비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에서는 초기 사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각 사가 고객 기반이 탄탄한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음성인식률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확대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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