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강경파 "100시간이면 대만 수복" 무력통일 주장
"항모전단이 美 접근 막을 것"…"트럼프 체제 전환기 中 불안감 반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 전단의 순항훈련이 끝나자마자 중국의 한 퇴역 장성이 "100시간이면 대만을 점령할 수 있다"며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을 주장했다.
중국군 난징(南京)군구 부사령관을 지낸 왕훙광(王洪光) 예비역 중장은 17일 중국 관영 환구망을 통해 "대만 전장(戰場)을 내부에서 포위하고 서태평양을 막아두면 100시간 내에 대만을 무력통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 첫 순항훈련을 마친 랴오닝호 항모전단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대만 무력통일에 나설 때 중국이 활용할 전술을 공개했다.
그는 먼저 랴오닝호 항모전단과 훙(轟·H)-6K 전략폭격기가 대만섬 동쪽으로 300∼500㎞ 떨어진 해역에서 남북으로 진지를 구축하고 일본과 제2열도선에서 오는 미국 항모 전력에 위협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해역은 지난 1996년 대만해협 위기 당시 미국의 2개 항모 전단이 배치됐던 곳이기도 하다.
대만 수복작전이 개시되면 랴오닝호 전단이 24시간 내에 대만 동부 해역에 도착해 위치를 선점하고 100시간 내에 대만 수복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왕 전 부사령관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 1∼2년 사이 중국 해·공군, 전력미사일군이 합동 훈련을 실시한 점을 상기시키며 개전 시 대만 서부에서 미사일, 상륙함 등을 동원해 일제히 대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왕 전 부사령관은 "대만을 때리는데 소잡는 칼을 잡을 필요도 없다"며 "닭을 잡는 데는 채소 써는 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왕 전 부사령관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대만 무력통일론을 주창해온 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이에 대해 차이밍옌(蔡明彦) 대만 중싱(中興)대 국제정치연구소 교수는 대만 중앙통신에 "대만을 겨냥한 주장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발언"이라며 "중국군 강경파들이 역내 전략환경의 변화를 우려하며 미국의 트럼프 체제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왕 중장이 자국군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중국군의 해상작전 능력은 생각만큼 그렇게 강하지 않다"면서 "중국이 퇴역 장성의 공개 주장으로 내부 강경파 세력을 다독거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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