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뒤따르던 아들, 사고현장 목격하고 경찰 신고
(무안=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일터에 나가는 아들을 배웅하던 70대 할머니가 아들이 보는 곳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해 숨졌다.
가해 운전자는 섬으로 달아났다가 13시간 만에 붙잡혀 구속됐다.
전남지방경찰청은 17일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사)로 조모(55)씨를 구속했다.
조씨는 지난 15일 오전 4시 54분께 전남 진도군 진도읍의 한 도로에서 길을 건너던 A(75) 할머니를 자신이 몰던 1t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할머니는 새벽 일찍 출근하는 아들을 배웅하려고 나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할머니 아들은 지난 14일 주말을 맞아 홀로 사는 어머니 집에서 잠을 잔 뒤 다음날 새벽 근무지인 목포의 공사 현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길이었다.
아들은 멀리 주차돼있던 차를 빼서 자신을 배웅하는 어머니가 있던 근처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이 때 조씨의 트럭이 할머니 아들의 승용차를 추월하다 할머니를 치고 달아났다.
30여m 뒤에서 따라오던 아들이 이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대로 달아난 조씨는 군내면 소재 직장에 가서 옷을 갈아입은 뒤 항구로 가 자신의 집이 있는 인근 섬으로 도주했다.
그는 사이드미러가 깨지고 범퍼가 손상된 차를 항구에 놔둔 채 집으로 달아났다가 신고 13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토요일에 집에 가는 배편이 결항해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잠시 눈을 붙이고 집에 갔다. 사고 당시 사람이 아닌 고라니를 친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추가 행적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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