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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탄 나홀로 조업 어선사고 빈발…골든타임 허비 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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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탄 나홀로 조업 어선사고 빈발…골든타임 허비 십상

선박 낡고 신고장비 무용지물, 주변 어선 없으면 도움 못 받아

(전국종합=연합뉴스) 제주와 전남, 경남 등지에서 부부 선원이 소형 어선을 타고 '나 홀로' 근해 조업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하는 일이 잦아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오전 제주 본섬과 부속섬을 운항하는 여객선을 통해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해경에 들어왔다.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북서쪽 1㎞ 해상에서 모슬포 선적 연안복합 어선 B호(3.33t)가 전복돼 승선원 1명이 떠내려간다는 신고였다. 임모(70)·문모(〃·여)씨 부부가 타고 방어 낚시에 나섰던 어선이었다.

이 사고로 남편은 숨졌으나 전복 선박에 갇혀 있던 아내는 해경에 다행히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바람이 초속 12m로 강하게 불었던 데다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사고 해역에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부부가 타서 옥돔을 조업하던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선적 연안복합어선 H호(3.15t·승선원 2명)가 한림 북서쪽 9㎞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어선과 충돌, 반파된 채 전복되기도 했다.

이 사고로 H호에 타고 있던 아내(58)가 바다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으나 숨졌고, 남편(55)은 실종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1∼2명이 승선한 나 홀로 조업은 대부분 배가 작고 낡은 데다 어업인들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나 사고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13일 서귀포 마라도 해상에서 모슬포 선적 1.33t급 소형 어선을 타고 혼자 배를 몰고 조업에 나섰던 오모(70)씨가 갑자기 뇌경색 증상으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

신고도 하지 못한 데다 주변에 어선이 없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던 오씨는 가족의 실종 신고로 12시간 만에 수색 중인 해경에 발견돼 구조됐다.

2013년 12월 말에는 경남 통영시 욕지도 서쪽 해상에서 거제선적 연안통발어선(2.97t)이 침몰했다.

주변에 조업하는 어선도 없었던 터라 신고가 늦어지면서 배에 타고 있던 이모(60)씨와 아내(62)씨 등 2명은 실종되고 말았다.

이 부부의 실종으로 이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도 전남 장흥군 대덕읍의 한 선착장 인근 해상에서 부부가 타서 전어잡이 하던 1.24t급 선외기 T호와 4.95t급 소형 어선 Y호와 충돌, T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외기에 타고 있던 선장의 아내(62)씨가 물에 빠져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전남 연안에서는 전복과 침수 등 어선 해난사고가 해마다 늘면서 인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08년과 2009년, 2010년에는 각 47건과 68건, 57건으로 50건 안팎이었던 근해 어선 해난사고가 2011년 81건, 2012년 97건으로 늘었다

사고 원인은 운항과실과 선체 불량이 각 29건과 2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기상 악화 등이 37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나 홀로 조업이나 부부 조업 등 소수만 조업을 나갔다가 신고가 늦거나 대응이 늦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 경우 나 홀로 조업이나 부부 조업 어선이 400척이 넘어 제주도가 현황 파악을 통한 위험에 대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형 어선은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도 낡거나 조업 편의로 꺼둬 자동 위험 발신 성능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 위치 지시용 무선 표지'(EPIRB) 장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없으면 구조가 늦을 수밖에 없다.

좌임철 제주도 어선어업계 담당은 "나 홀로나 부부 조업은 사고가 나더라도 신고 등 대응하기 어려워 골든타임을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소형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날씨에만 조업에 나서는 등 주위가 필요하고 가급적 선단을 이뤄 조업해야 만일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일 황봉규 장아름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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