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잡기' 논란 전북 사립대 "개강 후 전수조사할 것"
학생들 "즉각 사과하거나 해명해야" 반발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의 한 사립대 역사교육학과에서 후배들이 학회장에게 경례하는 등 '군기 잡기'가 만연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학교 측은 개강 후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은 "해당 학생회는 즉각 사과하거나 입장을 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이 대학에 따르면 개강일인 오는 3월 2일부터 역사교육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군기 잡기 논란의 진위를 묻는 설문지를 배포하고, 논란이 사실로 확인되면 학생 개별 면담도 진행한다.
설문을 통해 학교 측은 역사교육학과 체육대회에서 신입생을 포함한 재학생들이 학회장에게 경례하는 순서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현장답사를 가면 선배들 성화에 후배들은 늘 뛰어서 이동했다는 고발 내용과 선배들이 '공청회'를 열어 후배들에게 욕설을 일삼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반가량 뒤에나 조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반발했다.
한 학생은 "당장 해당 학생회의 회장과 임원들을 상대로 진위를 조사해야 한다"며 "아직 책임자들이 논란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게 놀라움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역사교육학과 학생회의 사과와 입장 발표를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대학 관계자는 "방학 중에 관련자들을 일일이 불러 조사할 수도 없어 개강에 맞춰 진상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논란의 당사자인 학회장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역사교육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한 익명의 제보자는 이 대학 SNS에 소속 학과의 그릇된 관행을 고발했다.
제보자는 "체육대회가 끝난 뒤 신입생과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 등이 모여서 사발식을 한다"며 "(행사 마무리 때) 학회장에게 경례해야 한다"고 적었다.
사발식은 학생들이 학과의 일원이 되도록 모여서 술을 마시는 음주 행태다.
사발식 당시 경례 구호는 역사교육학과의 두 글자를 딴 '역, 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학과)현장답사를 가면 무조건 뛴다. 이유를 물으면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이라고 말하고 입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입장료가 없는 곳에서도 뛴다"고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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