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모인 리더들 '트럼프 시대' 공존법 모색
"트럼프 당선은 불확실성 키워"…보호무역, 고립주의 대응 모색
포퓰리즘·경제 불평등 등 포럼서 생소한 주제들도 논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하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는 한 명의 참석자와 다른 한 명의 불참자에 다른 참석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명의 참석자는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 다보스를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이고 다른 한 명의 불참자는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다.
다보스를 찾는 2천500여 명의 세계 정상, 재계 리더들, 석학들에게 시진핑 주석이 예측 가능한 변수라면 트럼프 당선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다.
시진핑 주석은 개막일 기조연설에서 포럼 주제인 소통, 책임의 리더십에 걸맞은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라 참가자들은 그의 발언에 어떤 구체적 내용이 담길지 관심을 두면서도 대서양 건너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도 온통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주가 상승, 유가 회복, 중국 리스크 해소 등 글로벌 경제의 회복으로 포럼 분위기는 잔치 비슷하게 됐지만, 이면에는 트럼프 취임이라는 불확실하고 유해한 정치적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행사 때 1년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을 '제로'로 봤던 참석자들에게 트럼프가 현실이 됐다.
세계화, 자유무역, 공존을 주장하는 WEF의 기조는 보호무역,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책과 화음을 만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총선, 대선을 앞둔 유럽 각국에서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것도 포럼 분위기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소로스 재단이 창설한 국제위기그룹의 장 마리 게에노 CEO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견해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의 당선은 다보스에 짙은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의 종말'의 저자인 카네기재단 최고연구원 모이제스 나임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어떤 거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포럼 주제 중에는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포퓰리즘의 심리학', '기본소득:꿈인가 환상인가' 등 포퓰리즘 논란을 반영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기술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던 최근의 포럼 흐름과는 다른 주제들이다.
2년 전 행사 때 개인 전용 제트기가 다보스로 갔다는 CNN의 보도 이후 '가진 자들의 잔치'라는 논쟁을 불러왔던 다보스 포럼은 이제 '공존'이라는 단어와는 어색한 '트럼프'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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