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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붙어있고, 시설은 낡아…전통시장 불나면 '초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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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붙어있고, 시설은 낡아…전통시장 불나면 '초대형'

시설 노후, 관리 미비, 밀집 등 화재 취약…대책 실효성 없어

"소방시설 설치 강제 못 해, 대책 마련·의식 개선 필요"

(여수=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 반 만에 여수수산시장에서 또다시 큰불이 나 막대한 피해가 났다.

전통시장에서 큰불이 날 때마다 안전대책이 쏟아지고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전통시장의 특성상 화재에 취약한 구조인 데다 소방시설 설치를 강제하기도 어려운 현실이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새벽 전남 여수수산시장 1층 한 점포에서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번져 1시간도 안 돼 시장 전체에 피해를 안겼다.

125개 점포 가운데 전소나 그을림 피해를 본 점포만 116개에 달한다.

불은 다닥다닥 붙어있는 옆 점포들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으나 슬래브 재질의 낮은 구조의 천장을 타고 번진 불길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수산시장의 특성상 수족관 가동을 위해 각종 전원이 연결됐고 물이나 습기가 상존해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한 불이 날 위험성이 컸다.

소방시설 자체가 노후화됐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오작동이 자주 일어나고 정작 불이 났을 때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컸다.

더욱이 많은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평소 소방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방화시설이 있더라도 불이 났을 때 옆 가게로 번지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당국이 정기적으로 점검하지만 인력 부족, 영업 방해 등의 이유로 실질적인 점검이 이뤄지기 힘든 측면도 있다.

불이 난 여수수산시장도 불과 한 달 전 안전점검이 이뤄졌지만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기 관련 지적사항은 전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소방차 진입훈련, 개별 점포에 소방시설 설치, 현대화 사업 추진 등 화재 예방책을 마련·시행 중이다.

화재 위험성이 큰 겨울철(작년 11월∼올해 2월)을 화재예방 기간으로 정하고 전통시장 1천500여 곳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시설을 강제 설치하기 어렵고 점검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게 현실이다.

전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인력 부족, 영업 고려 등의 이유로 점검에 한계가 있다. 지자체의 현대화 사업에 소방시설 보강을 권고하는 수준이고 강제할 수도 없다"며 "인력 충원, 예산 증액, 강제 설치 규정 마련 등의 대책 마련과 함께 상인들 스스로 시설 보강이나 관리 등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cbeb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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