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할리우드 큰 손 되나…연예 사업 관심 표명
애플뮤직, 콘텐츠 차별화로 스포티파이와 정면승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연예 사업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할리우드의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근 몇 달간 애플이 TV 프로그램 판권 구매와 관련해 베테랑 프로듀서들과 접촉했으며, 영화 스튜디오와 네트워크의 마케팅 책임자 영입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애플 임원들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올해 말까지 자체 TV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에 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검토하고 있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HBO가 제작한 '웨스트월드', 넷플릭스의 '스트레인저 싱스' 등과 유사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애플은 그 첫 단계로 애플뮤직의 콘텐츠 보강에 나설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월 10달러에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와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계획이다. 음악과 관련된 논픽션 쇼와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30분 버전의 '카풀 가라오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미 판권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뮤직의 콘텐츠 강화는 경쟁자인 스포티파이를 정조준한 것이다. 현재 애플의 유료 구독자 수는 2천만 명가량인 데 비해 스포티파이는 4천만 명을 넘어선다.
애플이 연예 및 미디어 사업에 관심이 있음은 지난해 타임 워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입증된 바 있다. 애플은 AT&T가 타임 워너를 인수하기 전에 상당히 깊숙하게 타임 워너 측과 인수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오리지널 TV와 영화 사업에 진출하면 할리우드에는 전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애플 역시 다른 회사 콘텐츠의 배급사가 아니라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회사로 진출하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이런 사업 다각화는 아이폰의 판매가 정체 또는 허락 추세에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WSJ는 분석했다. 지난해 애플은 처음으로 아이폰의 연간 매출 목표에 미달하는 성적을 냈다. 반면 애플뮤직의 매출은 22% 상승했다. 전통적 수익원의 침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부가 서비스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