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18.86

  • 1.50
  • 0.06%
코스닥

691.79

  • 1.36
  • 0.2%
1/3

트럼프 '제멋대로 약값 올려 폭리' 비판…제약업계 주가 폭락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트럼프 '제멋대로 약값 올려 폭리' 비판…제약업계 주가 폭락

업계 다시 '긴장 모드'로 전환…"실행 여부 더 두고 봐야" 반응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약업계가 '제멋대로 굴고 있다"며 제도적 허점을 이용, 폭리를 취하는 일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천명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제약업계는 무수하게 로비하고, 많은 로비스트를 두고, 큰 힘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제대로 된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고 우리(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의 약 구매자임에도 적절한 가격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런 관행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을 시작할 것이며, 일정 기간 안에 수십억 달러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법률은 정부가 제약회사들과 직접 협상해 가격을 내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관련 제도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생명공학 주가지수는 추락세를 보였다.

또 때마침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행사인 연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 중인 업계 관계자들도 일단은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대통령 선거 전, 민주·공화당 후보 경선 때부터 후보마다 제약업계를 비판하며 규제 강화를 공언해왔다. 세계에서 미국 의료비와 약값이 가장 비싸다는 불만이 누적된 차에 제약회사들이 터무니없이 약값을 올리는 사건 등이 줄줄이 불거지며 국민적 공분이 일어서다.

공화당은 규제 강화보다는 산업 육성에 방점을 뒀으나 비주류인 트럼프의 경우 민주당 만큼은 아니지만 강력한 규제를 공약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당선한 직후 제약·바이오주가는 연일 폭등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선거용'인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과 함께 중요 규제방안 상당수가 의회 입법 및 심의가 필요한데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지배하게 돼 오히려 업계엔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임을 코앞에 둔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제약업계의 문제점을 재차 강력 비판하면서 규제정책 도입을 분명히 하자 업계로선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제약전문지 피어스 파머는 지난해 대선 직후 트럼프로 인해 누린 행복감은 '상처 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제약협회와 바이오산업협회 등은 성명을 내어 "미국 경쟁력 향상과 미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트럼프 정부 및 의회와 협력할 것"임을 다짐하면서 에둘러 규제 보다 육성과 지원을 요청했다.

알레르간 최고경영자 브렌트 손더스는 차기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약값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여전히 취약점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터무니없는 약값 인상으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갔던 마일런 파머수티컬(MP)의 히더 브레쉬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구체적 정책이 나오지 않아 언급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지난해 겪어보니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몸을 낮췄다.






그럼에도 정부 공적 건강보호제도인 메디케어에 가격협상권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가격 인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의 상반된 공약들이 구체적 정책으로 다듬어지고 의회와의 협상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너무 걱정하지 않고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제약업체들이 미국인에게 약을 팔면서, 생산은 미국에서 하지 않고 조세회피 등을 노려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민간 기업이 외국에서 생산을 확대하는 계획을 변경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의약전문지 스태트뉴스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제약산업의 해외 아웃소싱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비용이 훨씬 싸서다. 일부 약품은 선진국 비해 5분이 1 값이다. 현재 미국은 일반 의약품, 특히 복제약 원료나 생산을 인도와 중국 등에,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한국과 싱가포르 등에 의존하고 있다. 생산 및 품질 관리가 뒤떨어지는 미국 업체들도 많은 실정이다.

법을 바꿔서 외국의 싼 약도 수입하겠다며 추진하는 약값 인하라는 목표가 자국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라는 다른 목표와 충돌하는 셈이다.






choib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