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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文과 비교 않겠다…친문 조폭집단 아냐, 겁먹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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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文과 비교 않겠다…친문 조폭집단 아냐, 겁먹지 말라"

"친문을 패권으로 몰면 설득 불가능…적통논쟁 관심도 없고 본질도 아냐"

"모든 진화는 변방에서 출발…지방정부 끌어온 장점으로 경쟁하면 승리"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임형섭 서혜림 기자 = 야권의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12일 같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문 전 대표와 저를 비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독립서점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보다 뭐가 낫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엄청나게 시달렸다"고 털어놓으면서 "2∼3개월간 고통의 시간을 겪고서 누구와 비교하는 대신 저 스스로 신념을 갖고 (대권에) 도전하자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에 향해 "적통 논쟁은 제 관심도 아니고 도전의 본질도 아니다"며 "저의 자부심은 그런 논쟁과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논란에 대해서는 "친문진영이 조폭 집단은 아니다. 그들을 패권으로 몰면 길이 없다"고 평했다. 과도한 당내 경쟁을 경계하면서도 친문 패권주의의 존재를 인정하며 우회적으로 친문진영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차분한 말투로 담담하게 임했지만 때때로 단호한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소 낮은 지지율에 대해 "길거리를 다녀보면 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미소를 보이다가도 "정치인마다 성장하는 텃밭이 다르다. 비등점이 언제인지 꽃망울이 언제 터질지도 알 수가 없다"면서 "모든 진화는 변방에서 출발한다. 지방정부를 끌어온 장점으로 경쟁하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얘기할 때 돋보이는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고, "우리도 길거리에서 '농구 배틀'을 하는 대통령을 가져봐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다음은 안 지사와의 문답.


-- 언제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했나.

▲ 대한민국을 이끄는 위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순신 위인전을 읽으면서 했다. 구체적인 포부가 생긴 것은 199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나서다.

-- 문재인 전 대표와 뿌리가 같은데, 경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 굉장히 곤란했다. 문 전 대표보다 뭐가 낫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2∼3개월 고통의 시간을 겪으면서 '비교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스로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며, 누군가와 비교해서 (지도자로) 서지는 않겠다. 지방정부를 10년 이끈 책임자로서 저의 신념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다.

-- '친노 적통'을 둘러싼 경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 적통 논쟁은 제 관심도 아니고 제 도전의 본질도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역사를 잇고자 살아온 저의 자부심은 그런 논쟁과는 관계가 없다.

-- 당내에서는 '친문 패권주의' 지적도 있다.

▲ 친문이 조폭 같은 조직이 아니다. 당내 동지들에게 '너무 겁먹지 말라'는 말씀을 드린다. 친문진영을 패권으로 몰면 길이 없다. 그들이 모욕감을 느끼면 설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비전에 대한 충분한 논쟁을 벌이고, 그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까지 폐쇄적인 그룹이 아니며, 노무현의 정치를 해왔던 사람들이 계파간 의리를 맺어 조폭식으로 조직을 만드는 일은 없다. (친문진영 외의 주자들에게) 이런 생각으로 경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꿀 팁'을 드린다.

SNS에서의 격한 논쟁이나 이른바 '문자폭탄' 등에 대해서는, 지금은 시민들이 자기발언권을 갖고서 직접 의사표현을 하는 시대며 정치인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다. 견뎌내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나친 감정 소모를 만들어내 바람직하지 않다. 당에서 빨리 경선 무대를 만들어 주면 도전자들이 정면대결을 벌일 수 있다.

-- 지지율이 아직 저조하다. 탄핵정국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존재감이 급상승한 것과 대비되는데.

▲ 길거리를 다녀보면 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저에 대한 평가가 됐다고 볼 수는 없다. 경선 과정에서 국민이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겠는가. 각각의 정치인마다 성장하는 텃밭이 다르고 성장패턴이 다르다. 질소비료를 뿌리면 어떤 작물은 크고 어떤 작물은 죽는다. 물이 언제 비등점에 도달해 끓게 될지, 꽃망울이 언제 터질지도 알 수 없다.

저는 분노나 미움을 얘기할 때는 돋보이기 어렵다. 미래 비전과 희망에 대해 구체적 설계에 들어갈 때 돋보이는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

신영복 선생의 책에서도 모든 진화의 힘은 변방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지방정부를 잘 이끌어온 역량을 살리겠다.

한국 정치도 대나무 마디마디 뻗어 나가듯 새로운 활력을 가져야 한다. 분명한 것은 저의 도전이 큰 영감을 주고 기적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이 더 젊은 나라가 될 것이다. 우리도 길거리에서 '농구배틀'을 하는 대통령을 좀 가져보자.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했는데.

▲ 제 원칙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그은 것이다. 그 선을 허용하면 조만간 손찌검, 폭력이 된다. 우리 당 대표하시던 분이 탈당해서 딴 데 가서 당을 만들겠다고 하나. 제가 당 대표를 했다면 상상도 안되는 일이다. 손 전 대표는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 같지만, 정치인의 정도가 아니다. 한국민주주의를 망치는 길이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 지방자치분권이 핵심이다. 국회 대법원 청와대가 세종시로 내려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를 완성하자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합의했다. 서울을 경제수도로, 광주는 문화수도로, 세종은 행정수도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특히 의회의 권한을 높이기 위한 양원제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 다만 조기대선을 전제로 한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 대통령이 외치를, 총리가 내치를 관할하자고 했다. 개헌되지 않아도 집권하면 분권형 통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 그렇다. 지금의 헌법에서는 모두가 불만족스럽다. 의회의 과반을 점하는 다수파와 의회 내각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 경선룰에 대한 생각은

▲ 당 지도부에 백지위임 했다. 지도부가 결론을 내리는 대로 따라가겠다. 불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고정하시고 빨리 룰을 만들어달라고 해야 한다.

-- 사드에 대해 한미 양국의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 국가가 분열돼서는 안 되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기조가 자꾸 바뀌거나 외부 압력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중심을 갖고 외교력을 전개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전략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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