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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 "에코·고령세대, 부동산 시장 주도층 부상"(종합)

고령층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은퇴 후에도 투자 활발

"올해 집값 0.2%↓ 전셋값 0.3% 상승"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박인영 기자 = 은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서 대거 이탈할 것으로 예상됐던 베이비붐 세대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장래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 채미옥 원장은 12일 '2017년 주택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최근 에코세대와 고령층의 주택 매입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 분석결과 35∼44세 연령층의 아파트 매매가 가장 많고 60세 이상인 연령층도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연령대 인구수 대비 매매 거래량은 35∼39세 연령층이 가장 많았지만 60∼64세 연령층의 매매거래량이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주택시장에서 고령층의 실거래 매수는 증가 추이를 보이는 것이다.

고령층은 은퇴와 동시에 집을 팔아 주택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주택공급은 늘어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기존 생애주기 가설에 따른 주택시장 전망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핵가족화에 따른 사회적 인식 변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고령층이 은퇴하면 집을 팔아 자녀에게 물려주고 자녀의 봉양을 받으며 노년기를 보냈지만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와 합가하지 않고 따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려는 고령층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미 거주하는 집 이외에 다른 집을 더 사들여 임대수익으로 노후를 보내려는 투자수요가 노년층에서 늘어나는 현상도 고령층 주택 매매거래 증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연구 결과 60∼64세 연령에서는 실질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아파트 매수가 3.4% 증가하고, 65세 이상 연령에서도 4.5% 증가해 고령층이 투자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채 원장은 "고령층이 은퇴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퇴장하는 대신 주도적인 계층으로 남아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집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서는 0.2%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과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속,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 원장은 "현재 정치·경제불안 리스크가 커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며 "아직은 시장이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고 하반기로 가면 가격이 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택거래량도 지난해 105만5천 건(추정치)에서 7.1% 줄어든 98만 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이어진 '100만 건' 거래량이 막을 내리는 것이다.

채 원장은 "11·3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 3구와 수도권 일부 등 청약조정지역에서 청약경쟁률도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잔금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국 청약열기가 당분간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0.3% 가량 오르면서 대체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감정원 통계 기준 지난해 전셋값이 1.32% 오른 것보다 낮아진 것이다.

연구원은 국지적인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물량이 집중되는 일부 지역에선 수급불균형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입주 물량은 올해 34만5천∼36만2천가구, 내년에는 42만1천∼49만5천가구로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역전세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세시장 안정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 원장은 "작년 중반까지 전셋값 고공행진이 문제였는데 전셋값이 떨어지면 저소득층·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시장이 안정되는 바람직한 상황"이라며 "공급이 많이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급격한 전셋값 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일부 지역이지 전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ms@yna.co.kr,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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