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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세일 공세에도 소비경기 미지근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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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세일 공세에도 소비경기 미지근 상태"

작년 11~12월 역성장 고려하면 '개선' 판단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백화점들이 지난 2일 새해 벽두부터 세일(할인 행사)에 돌입하는 등 '소비 불씨'를 지피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지갑이 열리지 않는 분위기다.

1년 전과 비교해 10% 남짓 매출이 늘었다지만, 지난해 11~12월 정국 혼란 등의 여파로 오히려 매출이 뒷걸음질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겨울 장사는 여전히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다.


◇ 포근한 겨울 날씨에 패딩 등 판매 부진

1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일 신년 세일 개시 이후 지난 주말 8일(일요일)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1월 2~8일·토~금)보다 14.1%(신규점 제외) 늘었다.

가전(44.8%)과 명품 등 해외패션(23.6%)의 경우 호조를 보였지만, 아웃도어(4.3%)·스포츠(7.4%)·여성캐쥬얼(8%) 등은 평균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포근한 날씨 탓에 패딩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1월 들어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두꺼운 겨울 외투류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이번 주 서울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떨어지는 등 혹한이 예보된 만큼 패딩, 코트 등 겨울 아우터(외출복)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시 2일부터 세일에 들어간 현대백화점의 올해 들어 8일까지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13.3%(신규점 제외) 많았다.

상품군별로는 해외패션(18.2%), 최근 가격이 인하된 모피(19.1%), 여성복(18.3%)의 선전이 돋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목, 금요일 시작하는 세일을 월요일인 2일부터 서둘러 시작하고 다양한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10% 정도 매출이 늘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11, 12월 크게 위축된 소비가 '풍선효과' 때문에 잠시 개선된 것인지 소비가 그나마 조금 회복된 것인지는 아직 세일 초반, 연초라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0.7%로 오히려 줄어든 바 있다.

대형 할인마트 역시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A마트의 경우 올해 들어 7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정도 줄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의 여파로 수산(-10.9%), 축산(-3.3%), 채소(-6.7%) 등의 판매가 매우 부진했다.

A마트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휴일 수가 하루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올해 1월 설 연휴로 작년 1월보다 영업일 수 자체가 2일 적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새해 첫 달 매출에는 크게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B 백화점 관계자는 "1월 전체로 보자면 영업일 수 부족 등으로 작년 1월 대비 약 5%포인트(P) 정도의 매출 감소 요인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 김영란법 여파에 Ƌ만원 미만' 선물 비중↑

유통업체들은 설 선물세트 판매에도 매달리고 있으나, 이마저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여파로 5만 원 이하 중저가 상품 비중이 늘면서 큰 폭의 매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롯데백화점은 예약 판매에 이어 지난 2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갔는데, 8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설을 앞두고 본 판매를 시작한 뒤 같은 기간(1월 11~19일)보다 41% 정도 늘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점포들이 순차적으로 설 선물 판매에 들어간 반면, 올해에는 첫날부터 모든 롯데백화점 점포가 본 판매에 나선만큼 증가율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전체 설 선물 매출 가운데 김영란법으로부터 자유로운 Ƌ만 원 미만' 가격대의 비중(15% 안팎)은 지난해 설과 추석 당시(11~12%)보다 뚜렷하게 커졌다.

도상우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수석바이어는 "건강 상품군을 중심으로 선물세트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축산, 청과, 굴비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설 선물 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작년 예약 판매 당시 같은 기간보다 21.9% 정도 늘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체들이 예약판매의 할인 혜택을 키우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명절 선물 예약판매 매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경기회복의 지표로 보기 어렵다는 게 유통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예약 판매가 크게 늘면, 이어지는 본 판매 수요는 반대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설에 선보인 신선식품 선물세트 가운데 5만 원 미만 가격대의 비율은 54.1%로, 지난해 설(43.7%)보다 크게 높아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 설 선물 판매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하루 매출 증가율(작년대비)의 변화가 심한 편"이라며 "설 선물 판매 실적의 윤곽은 다음 주말 께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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