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 '임의의 시각'은 언제?…이르면 2월 도발
전문가 "500∼1천㎞만 날리고 사거리 1만㎞ 주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위협의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감에 따라 구체적인 시험발사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 문답에서 "대륙간 탄도 로켓은 우리의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밝힌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실상 준비를 마치고 시험발사를 실행할 수 있는 단계에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의 지시가 떨어진다면 언제라도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은 ICBM을 아무 때나 시험발사할 수 있으며, 이를 막으려는 시도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변인의 발언은 격(格)을 놓고 봤을 때 당장 발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종의 '엄포용' 성격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발사한다는 의미라면 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이 아니라 이보다 급이 높은 '대변인 성명'의 형식으로 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ICBM 발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이르면 오는 3월 키 리졸브(KR) 한미연합훈련에 앞선 2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핵위협을 거두는 전제조건으로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 한미훈련의 중단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이 이날 한미연합훈련을 전면중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남 공세를 강화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ICBM인 KN-08과 KN-14를 열병식 때만 선보였을 뿐 실제로 공중에 날린 적은 없다"며 "오는 2월에서 4월 사이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험발사한다면 500㎞에서 1천㎞만 날려보낸 뒤 연료를 다 채우면 사거리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1만㎞에 이른다고 주장할 것"고 덧붙였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키 리졸브 훈련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끝난다면 북한이 ICBM을 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발사 위협에 미국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만약 그것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또 우리 동맹이나 친구 중 하나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격추할 것"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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